[김종환의 해피 하우스] 행복과학
입력 2012-07-27 17:24
‘해피 하우스’는 어느 정도 행복한 가정을 말하는 것일까. 100% 행복한 가정이어야 하는가, 아니면 70% 정도인가.
최근 국내외 대학에 행복을 연구하는 긍정심리학 과목이 개설되면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버드대학 벤-샤하르(Tal Ben-Shahar) 교수의 긍정심리학 과목에 학부생의 10%에 가까운 855명이 등록하면서 하버드대에서 수강생이 가장 많은 강좌가 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학생들이 “아버님은 성공하셨지만 행복하시지는 않아요. 이 과목을 함께 들어 보세요” 하며 부모와 조부모를 강의실로 모시고 오면서 세간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국내외서 새롭게 떠오르는 긍정심리학
본래 심리학의 두 기둥은 치료와 행복이었으나, 2차 세계대전 이후 전쟁 트라우마 치료에 막대한 연구비가 지원되면서 행복 연구는 소홀해져 점점 망각하게 되었다.
1998년 셀리그먼(M Seligman)이 미국심리학회장 취임인사에서 행복 연구 회복을 제안하면서 마침 시민들의 웰빙 바람과 함께 긍정심리학이 활기를 띠고 있다.
지금 서점가에 검증되지 않은 대중심리학과 자기계발에 관한 서적이 넘쳐나고 있다. 이에 반하여 긍정심리학은 임상과 통계적인 검증을 받아야 하기에 ‘행복과학(The Science of Happiness)’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행복과학은 해피 하우스의 비율을 83대 17로 보고 있다. 암스테르담대학에서 감정 인식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미소를 분석해 보니, 83%의 행복과 17%의 부정적인 정서(혐오감:9%, 두려움:6%, 성냄:2%)가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프로그램은 일리노이대학에서 만든 것으로, 젊은 여성들의 얼굴을 조사하여 중립적인 표현의 평균치에 비교하여 감정을 분석한다.
행복과학은 완벽하게 행복하지는 않은 사람들이 오히려 지나치게 행복한 사람들보다도 보람 있게 사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이미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이 비밀을 감지했을 수도 있다. 오랜 역사 동안 모나리자 미소가 사랑받는 이유는 절묘하게 인간의 가장 품위 있는 행복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긍정심리학의 원로격인 디너(Ed Diener) 교수는 “괴롭게 찌푸린 모나리자를 상상해보라. 아마 그런 여자와는 데이트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행복하게 미소 짓는 모나리자는 마치 치어리더처럼 보일 것이며, 재미는 있겠지만 깊이가 없는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행복한 모나리자는 해변에서 같이 놀기에는 즐겁지만 나라를 다스릴 만큼 현명하게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에게 긍정적인 감정이 유익하지만, 약간의 부정적인 감정도 충실한 삶을 위하여 필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해피 하우스는 지나치게 100% 행복한 가정이 아니라, 모나리자처럼 83% 정도 행복한 가정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나친 행복은 오히려 혈압과 심장박동을 과도하게 상승시켜 건강에 해로우며, 목표 달성을 위한 동기 유발이 부실해져 자아실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안타까운 것은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17%의 부정적인 정서 때문에 불행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참된 행복임에도….
행복한 가정의 절묘한 조합 83대 17
행복과학은 성서의 진리를 재확인하는 셈이다. 이미 성서는 “주께서 그 사랑하시는 자를 징계하시고 그가 받아들이시는 아들마다 채찍질하심이라 하였으니 너희가 참음은 징계를 받기 위함이라 하나님이 아들과 같이 너희를 대우하시나니 어찌 아버지가 징계하지 않는 아들이 있으리요 징계는 다 받는 것이거늘 너희에게 없으면 사생자요 친아들이 아니니라”고 하셨다(히 12:6∼8).
김종환(서울신대 교수 가정상담사역연구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