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니 외교정책 ‘미국의 힘’ 강조… 공화당 매파 시각서 대외 강경노선 천명

입력 2012-07-26 19:25

밋 롬니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의 외교정책 기조가 윤곽을 드러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당초 예상한 것보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노선과 거리가 있다.

24일(현지시간) 롬니 후보의 해외퇴역군인 전국회의 연설에서 가장 빈번하게 나온 구절은 ‘미국의 힘(American power)’ ‘미국의 세기(American century)’였다. 그는 “전략적 지도에서 추가적인 점이나 또 하나의 힘 정도로 미국을 보지 않는다”면서 “(세계에 발휘하는) 미국의 힘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미국이 자유세계를 이끌고, 자유세계가 전 세계를 지도하는 미국의 세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힘에 바탕한 대외 강경노선을 천명한 것으로 공화당 매파의 시각이 강하게 풍긴다는 평가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외교·안보노선과 다른 점이 없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라이벌 국가에는 더 공격적이고 우방과는 더욱 일관된 관계를 유지하는 ‘미국 민족주의’ 색채가 강하다고 요약했다.

오바마 행정부가 재정 적자나 이라크-아프간 전쟁으로 소진된 국력을 감안, 국제공조와 한정된 개입을 통한 현실주의 외교 노선을 추구해 온 점과 대조된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를 오판하고 이란의 핵 강국 야심을 막는 데 실패했으며, 이스라엘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맹비난했다. 특히 이스라엘 국민들은 더 나은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으며,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서는 군사적 수단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25일 브루킹스연구소가 개최한 대선 정책토론회에서는 오바마 대통령과 롬니 캠프를 대표해 참석한 외교·안보정책 참모 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다만 한반도 이슈와 관련해서는 롬니 진영도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기조를 대체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롬니 측의 리치 윌리엄슨 전 수단대사는 “북한은 엄청나게 어려운 문제”라면서도 “북핵 6자회담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초당적인 지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