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성장률 2.4%… 한국, L자형 저성장 진입 현실화

입력 2012-07-26 22:39

올 2분기 경제성장률이 33개월 만에 최저치인 2.4%(전년 동기 대비)를 기록했다. 수출과 내수가 한꺼번에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L자형’ 장기 저성장 국면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26일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발표하고 2분기 실질 GDP가 전기 대비 0.4% 성장했다고 밝혔다. 1분기 0.9%에서 반 토막이 난 것이다.

전년 동기 대비 2분기 실질 GDP 성장률(2.4%)은 2009년 3분기(1.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실질 GDP 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3.6%를 정점으로 4분기 3.3%, 올 1분기 2.8% 등 계속 낮아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초 지난해 4분기를 저점으로 경기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지난 1분기에 전기 대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9%를 기록하며 전 분기(0.3%)와 비교해 반짝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유로존 재정위기에 다시 불이 붙으면서 내수와 수출입이 동반 부진,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말았다.

내수는 설비투자 부진과 정부 재정효과 감소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됐다. 설비투자는 전기 대비 6.4%, 정부 소비는 0.2% 감소했다. 민간소비도 전기 대비 0.5% 증가하는 데 그쳤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건설투자 등은 4대강 건설 마무리 여파로, 정부 예산 지출은 복지 중심으로 넘어가면서 향후 전망이 밝지는 않다”면서 “민간소비가 0.5% 늘었다는 점이 상대적으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수출입도 동시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수출은 석유화학제품과 철강 등의 수출 감소 여파로 전기 대비 0.6%, 수입도 일반기계 등을 중심으로 1.7% 줄어들었다. 수출에 비해 수입 감소 효과가 더 커 순수출이 증가하는 불황형 흑자가 확연히 드러났다. 지식경제부는 “이달 수출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며 하반기 수출여건을 위기상황으로 규정했다.

경제지표에서 ‘저성장 공포’가 확인되자 올해 2%대 성장률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은이 밝힌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3.0%) 달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마저 확산되고 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제1차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유로존 재정위기가 재부각되면서 글로벌 수요 둔화, 내수심리 위축에 따라 경기 회복세가 지연되고 있다”면서 “하방위험이 예상보다 커진 만큼 3%대 성장을 위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강준구 조민영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