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텃밭서 합동연설회] 문재인 “미완의 盧의 꿈 이루고 싶다”

입력 2012-07-26 19:13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후보 8명은 26일 새누리당 텃밭인 부산에서 두 번째 합동연설회를 가졌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 때 부산에서 사상과 사하을 2석 당선이라는 저조한 성적을 거뒀지만, 몇몇 지역구에서는 40%대 지지율을 얻어내는 등 민심의 변화를 확인한 바 있다.

후보들은 저마다 부산과의 인연을 강조하면서도 ‘진보진영 부활’을 호소했다. 특히 부산·경남을 지지기반으로 둔 문재인 상임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의 힘겨루기가 두드러졌다. 벡스코에 모인 2000여명은 ‘정권교체’를 외쳤다.

문 고문은 “미완으로 남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꿈을 제가 이루고 싶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어 ‘문 고문으로는 이길 수 없다’는 김 전 지사의 홍보물 문구 등 ‘문재인 때리기’를 비판하며 “대표주자 끌어내리려다 팀 전체가 손해를 보는 경선은 과연 누구에게 좋은 일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김 전 지사는 “문 고문은 (4·11 총선) 낙동강 전투에서 지고도 실패를 인정하지 않았다”며 “친노패밀리들은 개혁이 아니라 담합을 선택했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부산의 정신을 이어받아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겠다”며 “부마항쟁의 불씨를 살린 이곳에서 유신정권을 정당화하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맞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자”고 강조했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이미지 조작의 명수 박 전 위원장을 이기려면 콘텐츠와 실력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부산에서 7번 떨어지면서도 원칙과 소신을 지켰다”고 했고, 부산에서 민주당 간판으로 3선 의원이 된 조경태 의원은 “서울 부산 광주의 삼각벨트를 완성시키겠다”고 말했다. 박준영 전남지사와 김영환 의원은 참여정부 실패론을 거듭 주장했다.

한편 민주당 백원우 전 의원은 김 전 지사에게 “전형적인 기회주의”라며 “지금 와서 노 전 대통령의 가치와 노선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것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것과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김 전 지사는 지난 23일 방송토론회에서 문 고문에게 “노 전 대통령을 모신 분으로서 노 전 대통령의 비극에 책임져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공격한 바 있다.

부산=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