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7월 30일부터 임기 마지막 여름휴가… 8·15 경축사 메시지 고심 획기적 對北 제의 가능성

입력 2012-07-26 18:54


이명박(얼굴) 대통령이 임기 중 마지막 여름휴가를 다음 주 떠난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닷새 동안 부인 김윤옥 여사를 비롯한 가족들과 함께 지방의 한 휴양지에서 휴식을 취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휴가에 나서는 이 대통령의 마음은 매우 어두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4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친·인척과 측근 비리에 사과를 했지만 여전히 이 문제가 마음을 짓누르고 있다는 것이다.

휴가기간 이 대통령은 8·15 경축사에 담을 메시지와 남은 임기 동안 추진할 국정과제를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휴가 구상’은 민생과 경제 살리기에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유럽발(發) 재정위기 영향으로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는 수출이 하반기에도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세계경제의 흐름은 스페인과 이탈리아 재정악화로 더 나빠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8·15 경축사에는 예년과 달리 특별한 대북 메시지가 담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교착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전격적인 고위급 회담 제의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북한 김정은 체제가 김정일시대의 선군(先軍)정치에서 선경(先經·경제우선)정책 움직임을 보이면서 이를 지원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남북 모두에 대화의 수요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경축사는 이 대통령이 국민들로부터 주목받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메시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내년 신년 연설은 이 대통령보다 차기 대통령 당선자에게 더 많은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

지난 4년간 여름휴가에서 빠지지 않았던 독서는 이번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아무 책도 지참하지 않고 휴가에 나선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지난해 휴가지에서 독서와 운동으로 재충전 시간을 보냈던 이 대통령은 2010년 태블릿PC를 갖고 가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가 지은 ‘정의란 무엇인가’ 등 5권의 전자책을 읽었고 2009년에는 시카고대 리처드 탈러 교수의 종이책 ‘넛지’를 봤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