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뒤따라 가 범행”… 종전 ‘우발적 살해’ 진술 번복
입력 2012-07-26 22:46
제주 올레길을 걷던 40대 여성 관광객과 경남 통영초등학교 여학생을 살해한 인면수심(人面獸心)의 피의자 2명에 대한 경찰의 현장검증이 26일 각각 실시됐다. 피의자들은 현장검증 도중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올레1코스 주변 사건현장에서 피의자 강모(46)씨가 피해 여성을 살해하고 암매장하는 전 과정을 검증했다.
현장검증은 강씨가 피해 여성을 뒤따라가기 시작한 올레1코스 말미오름 입구 운동기구가 놓여있는 벤치에서 시작됐다. 이곳은 피의자가 누워있다 피해 여성이 걸어오는 모습을 보고 뒤따라가기 시작한 곳이다.
현장검증에 앞서 강씨는 “오름 입구 벤치에서 피해자를 뒤따라가다 피해자가 쉬는 사이 앞질러 가 범행했다”고 경찰에 종전 ‘우발적 살해’ 진술을 번복했다. 강씨는 또 당초 “사체 유기 과정에서 피해자의 상의와 속옷이 벗겨졌다”는 진술을 바꿔 “범행과정에서 자신의 땀이 피해자의 속옷에 묻어 증거인멸을 위해 옷을 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강씨는 말미오름 정상을 내려가 무밭 인근에서 피해자의 목을 졸라 살해하는 장면에서는 큰소리를 내 울었다. 이어 피해자 살해 뒤 버스정류장 의자에 절단된 손목을 넣은 운동화를 놓는 장면까지 태연히 재연했다.
제주동부경찰서 양수진 형사과장은 “피의자가 진술을 번복한 만큼 계획적 범행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근민 제주지사와 이중구 제주지방경찰청장은 이날 고인과 유가족에게 사과했다.
경남 통영경찰서도 오전 10시부터 1시간40분간 피의자 김점덕(44)이 한아름(10)양을 살해해 암매장하는 과정을 현장검증했다.
김점덕은 한양의 시신을 트럭에 옮기는 장면에서 “죽을죄를 지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현장검증을 지켜보던 유족들은 오열했고, 주민들은 고성으로 김점덕을 비난하거나 그의 머리를 양산으로 내려치기도 했다. 현장검증 등을 토대로 경찰은 김점덕이 갑자기 성욕을 느껴 우발적으로 한양을 살해한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경찰은 사건을 27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제주·통영=주미령 윤봉학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