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은 지금] “金 걸림돌은 해외팀 한국인 감독”
입력 2012-07-25 19:33
한국이 런던 올림픽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적은 한국인이다?
스포츠 전문가들은 외국 대표팀의 한국인 지도자들을 한국이 세운 금메달 전략의 걸림돌로 꼽았다. 지도력을 인정받아 해외로 스카우트된 이들 지도자들은 주로 한국이 강세를 보여온 종목 출신들로 한국의 강점과 약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종목은 태권도와 양궁이다. 실제로 USA투데이는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해외 한국 지도자들 때문에 한국이 양궁에서 은 2개와 동 3개를 가져가고, 태권도에서는 은 2개와 동 3개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이 종주국인 태권도는 이미 전세계 각국에서 3500명의 한국인 사범이 활동하고 있다.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는 12개국에서 한국인을 대표팀 감독으로 내세웠다. 미국은 단장(김우섭)과 남녀 감독(하태경·김준규)을 모두 한국인에게 맡겼을 정도다.
아프가니스탄 대표팀을 맡고 있는 민신학 감독은 국가적 영웅으로 대우받고 있다. 그의 지도를 받은 로훌라 니크파이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58㎏ 체급에서 동메달을 따며 아프가니스탄에 사상 첫 메달을 안겼기 때문이다. 이후 태권도 붐이 분 아프가니스탄은 태권도 강국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양궁 역시 한국인 지도자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인이 지도자인 양궁 선수단은 11개국이며 그 수는 14명이다. 남자 세계 랭킹 1위 브래디 엘리슨을 조련한 이기식 미국 감독을 비롯해 필리핀에 처음으로 올림픽 양궁 출전권을 선사한 정재헌 감독 등은 이미 그 나라에서 명장으로 인정받은 지 오래다. 한국인 양궁 지도자들은 대부분 양궁 기반시설이 거의 없고 엘리트 선수도 없는 척박한 나라에서 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하며 올림픽 출전자까지 배출해내는 성과를 거뒀다.
이외에도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하키 결승에서 중국 대표팀을 거느리고 한국을 제압한 김상렬 감독은 런던 올림픽에서도 한국과 조별 리그에서 다시 맞붙는다. 중국 여자하키는 지난 2000년부터 9년간 김창백 전 감독이 지도하면서 급성장한 뒤 계속 한국인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있다. 또 일본 배드민턴 대표팀을 지휘하는 주인공 역시 한국 배드민턴의 전설로 꼽히는 박주봉 감독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