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이야기] ⑨ 성화의 역사

입력 2012-07-25 19:34


올림픽 성화가 메인 스타디움에 세워진 성화대에 점화되는 순간은 개막식의 하이라이트다. 이 같은 성화는 고대 올림픽에서 기원한 것이다. 고대 올림픽에서 성화는 프로메테우스가 인간들에게 선물한 불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었다.

근대 올림픽에서 성화는 1928년 암스테르담 대회에서 처음 등장했다. 그 때는 성화 봉송식과 같은 의식은 없었다. 36년 베를린 대회 때 높은 성화대가 설치됐고, 그리스부터 베를린까지 성화를 봉송하는 의식이 이뤄졌다. 고대 올림픽에서는 없었던 성화 봉송을 제안한 사람은 당시 독일체육계의 대부였던 칼 디엠이었다. 디엠은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인 올림피아에서 성화를 채화한 뒤 각 국을 거쳐 베를린까지 3187㎞의 거리를 성화주자들이 들고 뛰는 것을 제안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를 즉각 수용했다. IOC는 51년 오스트리아 비엔나 총회에서 성화 봉송을 올림픽 헌장에 정식으로 규정했다. 이어 52년 헬싱키 대회부터 의무적으로 시행토록 했다.

채화는 올림픽이 시작되기 몇 개월전에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이뤄진다. 사제로 분장한 여자가 태양광선을 포물면 거울(오목 거울의 하나)의 안쪽에 집중시켜서 점화한다. 이후 성화는 봉송 주자를 거쳐 개막식 당일 성화대에 점화된다. 성화 점화자 역시 개회식의 주요 관심거리다. 역대로 올림픽을 주최한 국가는 올림픽을 상징하고 그 나라를 대표하는 대중적인 인물을 성화 점화자로 택해왔다. 그리고 대부분 개막식 당일까지 비밀로 부쳐진다. 성화봉은 개최도시나 개최국의 상징성을 보여주기 위해 대회마다 디자인이 바뀐다.

런던 대회 성화는 올 5월10일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채화됐다. 그리스에서 봉송을 마친 성화는 영국으로 옮겨져 8000명이 70일간 영국 전역을 돌며 약 1만3000㎞를 달려 27일 올림픽 메인스타디움에 도착한다. 최종 점화자는 베일에 가려있지만 스티브 레드그레이브(50), 댈리 톰슨(54), 켈리 홈즈(42)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성화봉은 알루미늄 합금 소재로 색깔은 황금색이다. 역대 가장 긴 80㎝ 크기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