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기만은 꼭!] 한국 축구, 멕시코와 B조 1차전
입력 2012-07-25 19:33
키가 1m82인 한 선수는 스피드가 빠르지 않다. 그러나 상대 수비수들에게 움직임을 읽히지 않는다. 골 찬스가 생기면 놓치지 않고 기막힌 골을 뽑아낸다. 그는 대한민국의 박주영(27·아스날)이다.
1m70의 단신인 한 선수는 고무공처럼 통통 튀며 그라운드를 누빈다. 거친 몸싸움을 즐기는 편이다. 결정적으로 슈팅 타이밍을 포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는 멕시코의 마르코 파비안(23·치바스 데 과달라하라)이다. 둘은 플레이 스타일이 다르지만 양 팀의 주득점원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26일 오후 10시30분(한국시간) 영국 뉴캐슬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두 선수는 자국의 명운을 걸고 골 사냥에 나선다.
◇창조적인 ‘원샷원킬’=홍명보호의 원톱 박주영은 물이 잔뜩 올라 있다. 지난 14일 뉴질랜드전에서 왼발 뒤꿈치로 볼의 방향을 살짝 바꿔 골을 만들어 내고, 21일 세네갈전에서 기성용의 프리킥을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시킨 장면은 골 감각이 절정에 달해 있음을 보여 줬다. 더 희망적인 사실은 박주영이 연속골에 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A매치에서 5경기 연속골(8골)을 몰아쳤다. 멕시코는 공격력에 비해 수비력이 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우리 수비수들과 미드필더들이 멕시코의 볼배급을 끊어 박주영을 비롯한 공격수들이 받아먹기 좋게 찔러 준다면 다득점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박주영에게 런던 올림픽은 명예와 실리를 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우선 병역 논란 끝에 와일드카드로 홍명보호에 합류했기 때문에 뛰어난 플레이로 잡음을 차단해야 한다. 또 이번 올림픽에서 펄펄 난다면 소속 팀 아스날의 벤치 멤버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저돌적인 ‘득점기계’=파비안은 현재 오른쪽 발목이 좋지 않다. 붕대를 감고 훈련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훈련이 끝난 뒤에는 얼음찜질도 했다. 루이스 테나 멕시코 감독은 훈련 중간에 파비안을 불러내 몸 상태를 체크하기도 했다.
그러나 홍명보 감독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파비안이 어떤 공격수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파비안은 지난 21일 가진 일본과의 평가전에선 팀이 0-1로 뒤진 전반 39분 중거리슛을 날려 동점골을 뽑아냈다. 16일엔 우승 후보 영국 단일팀과의 평가전(멕시코 1대 0 승리)에서 결승골을 넣었다. 파비안은 지난달 초에 열린 제40회 프랑스 툴롱컵에 출전, 5경기를 치르는 동안 혼자 7골을 터뜨린 바 있다. 파비안은 “한국과의 조별리그 첫 경기는 아주 중요하다”며 “한국은 일본과 비슷한 팀으로 스피드가 강점이다”고 평가했다.
파비안 외에도 도스 산토스(23·토튼햄), 와일드카드로 합류한 오리베 페랄타(28·산토스 라규나)의 공격력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 수비수들이 멕시코의 공격 3인방을 얼마나 꽁꽁 묶는지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