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D-1] 복싱 라이트플라이급 기대주 신종훈 “24년째 노골드 수모, 금펀치로 날리겠다”
입력 2012-07-25 19:03
진정한 복서는 한 번 붙어서 졌던 상대에게 두 번 다시 지지 않는다. 런던 올림픽 남자 복싱 라이트플라이급(49㎏이하)에 출전한 신종훈(23·사진·인천시청)이 되새기는 말이다. 숙적인 중국의 저우쉬밍을 넘어 24년째 ‘노 골드’인 한국 복싱의 자존심을 회복한다는 각오가 그의 눈빛에서 느껴진다.
신종훈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브루넬대학교에 마련된 국가대표 훈련캠프에서 “런던 올림픽에서는 반드시 웃으며 내려오겠다”고 말했다. 신종훈은 지난해 세계복싱선수권대회에서 중국의 간판 저우쉬밍에게 11대 20으로 판정패했다. 그의 독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8강전에서 복병을 만나 탈락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스텝은 더 빨라졌고 스트레이트도 매섭다. 올해엔 복스카이 국제복싱대회에서 금메달을 땄고, 아마추어 복싱 세계 랭킹 1위 자리도 확보했다. 신종훈에겐 기술력보다 마인드 컨트롤이 관건이다. 대표팀 이승배(41) 감독은 “(종훈이는) 고집이 세고 승부욕이 강하다. 장점이자 단점이다. 그것을 컨트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종훈 역시 “아무리 약한 상대라도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면서 “지금까지 땀을 흘린 만큼 대가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구미서 자란 그는 전형적 헝그리 복서다.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아버지와 맞벌이로 바쁜 어머니의 짐을 덜어 드리기 위해 신평중 2학년 때 글로브를 꼈다. 경북체고에서 기본기를 다졌고 국제대회 첫 출전인 2009년 밀라노 세계선수권에서 동메달을 따며 한국 복싱의 기대주로 부상했다.
키 169㎝,몸무게 48㎏의 그는 다른 경량급 선수들과 달리 체중변화가 거의 없다. 급하게 5∼10㎏씩 살을 빼 링에 오를 필요가 없어, 선수촌에선 그를 두고 ‘복싱계의 장미란’이라고 부른다. 신종훈의 몸무게 측정은 27일, 첫 경기는 31일 오후 9시30분이다. 라이트 플라이급 결승전은 다음달 12일 오전 4시30분에 열린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