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 여론조사] 캐스팅보트 쥔 40代, 10일새 안철수로 ‘우르르’
입력 2012-07-25 22:20
최대 변수로 떠오른 표심 분석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대선에서 맞붙을 경우 승패를 가를 캐스팅보트는 40대가 쥐고 있다. 지지성향이 뚜렷한 20∼30대(안철수)나 50대 이상(박근혜)과 달리 40대 표심은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두 사람 사이를 여러 차례 오갔다.
24일 국민일보와 글로벌리서치의 여론조사 양자대결에서 안 원장은 박 전 위원장을 7.4% 포인트 앞섰다(49.9%대 42.5%). 그러나 40대만 놓고 보면 이 격차는 16% 포인트(안 55.6%, 박 39.6%)로 확 벌어진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40대 표심은 박 전 위원장 쪽이었다. ‘안철수의 생각’ 출간 전인 13∼14일 리서치앤리서치 여론조사 양자대결에서 40대는 박 전 위원장에게 45.4%, 안 원장에게 43.1% 지지를 보냈다. 안 원장의 책 출판과 TV 출연을 계기로 40대가 안 원장 쪽으로 대거 움직여 지지율이 뒤집혔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리서치앤리서치 배종찬 본부장은 25일 “안 원장이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메시지로 ‘저 사람에게 정책 대안과 실천력이 있을까’라는 40대의 불안감을 해소했다”고 분석했다. 관심을 끌지 못하는 정당 후보들의 TV 토론과 달리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복지 평화 정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 대중에게 먹혔다는 얘기다. 반면 박 전 위원장은 5·16 역사관 논쟁 등에 발목이 잡혀 40대가 주목할 만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40대는 생활인으로서 경제적 안정을 추구하는 동시에 대학시절 민주화운동을 겪어 진보적 의식이 강한 복합적 성향의 유권자다. 국민일보 여론조사에서도 이런 특성이 나타났다. 박 전 위원장의 5·16 발언에 대해 40대 응답자의 53.3%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해 ‘동의한다’(44.0%)보다 월등히 높았다. 반면 경제민주화 방향에 대해선 ‘재벌개혁 차원에서’(48.9%)보다 ‘대기업이 위축되지 않는 범위에서’(51.5%)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이 다소 많아 ‘박근혜식 경제민주화’에 손을 들어줬다.
40대는 전체 유권자의 22%(882만명)로 연령층 가운데 가장 숫자가 많다. 20∼30대가 38.8%, 50대 이상이 39.2%로 팽팽해 수적으로도 캐스팅보트를 쥔 셈이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