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후보 “불교계 심부름 열심히 하겠다”… 불교계 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서 종교 편향적 발언
입력 2012-07-25 18:30
민주통합당 김두관 대선경선 후보가 불교지도자들 앞에서 한국 기독교를 ‘편협한 종교’라고 평가절하했다. “불교계 심부름을 열심히 하겠다”는 종교편향적 발언도 했다.
25일 불교신문 등 다수의 불교 미디어에 따르면 김 후보는 지난 24일 서울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을 만나 “특정종교는 워낙 편협한 부분이 있어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정치 지도자의 경우 개인적 신앙은 누구나 가질 수 있지만 정치적으로 표출해 국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서는 안 된다. 그런 면에서 불자들의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회를 우회적으로 지칭한 김 후보의 발언은 대선출마 인사차 불교계 지도자들과 대화를 나누던 과정에서 나왔다. 대선 후보군 중 유일한 불교신자인 그는 “불교가 가장 마음에 와 닿는 것은 상대방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통합의 리더십 때문”이라며 “불자가 된 지 5년밖에 안 돼 불교의 심오한 진리를 아직 잘 모르지만 불교계 심부름을 열심히 하고 현안도 면밀히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자승 총무원장은 “정치인으로서 하기 어려운 발언을 해주어 감사드린다”며 김 후보를 격려했다.
이 소식을 접한 한국교계는 기독교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지키고자 하는 기독교 고유의 종교성을 폄훼한 발언이라며 김 후보를 비판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전병금 대표회장은 “대통령 후보가 되겠다는 사람이 종교의 내용도 잘 모르면서 그렇게 함부로 말해도 되는 건가. 앞으론 제대로 알아보고 이야기하라”고 꼬집었다.
김승동 한국교회언론회 대표는 “특정 종교의 심부름꾼 역할을 자처한 사람이 어떻게 한 국가를 이끄는 지도자가 될 수 있겠느냐”며 “정치지도자로서 다양한 종교의 특성을 존중하고 사회를 통합하려는 기본 자세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의 공보특보는 이에 대해 “종교가 서로 협력하고 공존해야 한다는 말은 했지만 특정종교가 편협하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한 적이 없다”며 발언 사실을 부인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