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선 여론조사] 달라진 시대정신… 도덕성과 약자 배려

입력 2012-07-25 22:31


우리나라 국민은 차기 대통령에게 ‘경제적 약자 배려’와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바라는 것으로 25일 나타났다. 5개월도 남지 않은 2012년 대선의 시대정신이 구체적 수치로 뚜렷하게 드러난 셈이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지지자의 절반 가까이(42.4%)는 그를 지지하는 이유로 “도덕적으로 깨끗하고 성품이 좋아서”라고 응답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과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지층도 각각 33.8%와 22.5%가 두 사람의 청렴한 이미지 때문에 지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인척과 측근 비리가 줄줄이 터지면서 다음 대통령에 대한 유권자들의 도덕적 열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 고문 지지자의 49.3%와 안 원장 지지자의 37.8%는 “서민 등 경제적 약자를 잘 보살필 것 같다”고 지지이유를 밝혔다. 박 전 위원장에 대해서도 지지자의 20.6%가 같은 답을 내놓았다. 국가보다는 개인에 초점을 맞춘, 대선주자들의 경제민주화와 복지 이슈가 국민적 요구에 부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정·정치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에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박 전 위원장만 33.9%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문 고문과 안 원장의 지지자들은 풍부한 국정 또는 정치경험(문 고문 5.5%, 안 원장 0.7%)을 차기 대통령의 중요한 자질로 여기지 않았다.

2007년 대선 때 큰 호응을 얻었던 보수적 화두는 5년이 지나면서 인기가 뚝 떨어져 격세지감(隔世之感)을 실감케 했다. “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지지한다”는 응답은 박 전 위원장에게서만 12.3%로 나왔고 안 원장(7.8%)과 문 고문(3.0%)에게서는 그리 많지 않았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