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롬니 ‘유대인 구애 경쟁’

입력 2012-07-24 20:35

밋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가 이번 주말 영국을 시작으로 이스라엘, 폴란드 등 3개국을 방문한다. 외교·안보 경험이 없다는 약점을 안고 있는 롬니에게는 기회이자 위험이다.

이번 일정의 하이라이트는 이스라엘이다. 롬니 후보는 1970년대 컨설팅회사인 보스턴컨설팅에서 함께 근무한 ‘절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이스라엘에 대한 자신의 확고한 공약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마찰음을 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과 이란 핵개발 처리 문제를 공격할 것이 분명하다.

롬니는 23일(현지시간) “지난 4년간 오바마 대통령이 한번도 이스라엘을 방문하지 않았다”고 비난하면서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첫 방문 국가로 이스라엘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 진영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오바마 대선캠프의 콜린 칼 전 국방부 중동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콘퍼런스콜(전화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재선 임기 중 이스라엘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인 2008년 이스라엘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대통령에 취임 이후에는 한 차례도 공식 방문한 적이 없다.

칼 전 차관보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8년 임기 동안 이스라엘을 방문하지 않았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재선 뒤 두 번째 임기에서야 이스라엘을 찾은 바 있다”고 해명했다.

양측의 이스라엘 방문 여부를 둘러싼 신경전은 미국 사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유대계의 표심을 의식한 것이다. 미국 내 유대계 유권자는 2008년 전체의 2%에 불과했다. 하지만 플로리다, 네바다와 같은 경합주의 경우 5%에 달하는 데다 유대계의 막대한 자금력으로 미 대선에서 유대계의 선택이 항상 큰 변수가 되고 있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