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체제인사 리왕양 의문의 자살… 中·홍콩 변호사 “사인 규명” 요구

입력 2012-07-24 20:36

중국과 홍콩의 변호사들이 지난달 중국에서 의문사한 반체제 인사 리왕양(李旺陽)의 사인 규명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보냈다고 홍콩 언론들이 24일 보도했다.

리왕양은 지난달 6일 중국 후난(湖南)성 사오양(邵陽) 시내 한 병원 병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1989년 천안문(天安門) 시위 이후 20년 이상 복역하면서 시력과 청력을 잃었으며 보행도 힘든 상태였다. 리왕양의 사망 사실이 알려진 뒤 홍콩을 중심으로 사인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으며 후난성 공안국은 지난 12일 그가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변호사들은 전인대에 보낸 서한에서 최근 중국 당국이 리왕양의 사인을 자살로 결론낸 과정이 허점투성이라고 지적하면서 독립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한에는 리왕양 친지의 법률 자문인인 탕징링 변호사를 비롯해 홍콩 민주당의 앨버트 호(何俊仁) 주석 등 10여명이 서명했다. 이들은 공안 당국과 부검 전문가, 유족이 선임한 변호사 등이 참여하는 사건 조사팀을 새로 꾸릴 것을 제안했다. 또 법의학 증거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검시법원(검시관이 검사가 돼 자연사 이외의 사인을 심판하는 법원)을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성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