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D-2] 런던의 작은 태릉선수촌 브루넬大
입력 2012-07-24 20:19
런던 서쪽 힐링돈의 욱스브리지 시티에 있는 브루넬 대학 정문엔 태극기가 걸려 있다. 이곳에 대한민국 선수단의 훈련캠프가 들어섰기 때문이다. 런던 올림픽이 열리는 동안 태권도, 펜싱, 레슬링, 복싱, 핸드볼, 유도, 탁구, 수영, 하키, 배드민턴 등 10개 종목 217명의 국가대표 선수들은 이곳에서 훈련하며 숙식도 해결한다.
브루넬 대학은 영국 육상 대표팀이 훈련하는 런던 최대 규모의 실내 트랙과 다양한 실내 스포츠 시설을 자랑한다. 실내 트랙은 8월 12일까지 한국 선수단의 웨이트 트레이닝장으로 사용된다. 스포츠센터는 레슬링, 복싱, 태권도, 펜싱, 핸드볼, 유도를 위한 실내 훈련장으로 바뀌었다. 선수들이 묵을 곳은 스포츠센터를 지나면 나타나는 노란색의 랭커스터 콤플렉스다. 선수들을 위한 식당은 해밀턴 센터에 있다.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대학을 방문했을 때 이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고 한다.
20일(현지시간) 런던에 도착해 선수촌에 들어간 한국 사격 선수들도 이 식당 덕을 톡톡히 봤다. 선수촌 식당의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아 고생하던 선수들은 브루넬 훈련캠프에 지원을 요청했고, 배달된 한식 도시락을 먹고 기운을 차린 것.
브루넬 대학은 한국 선수단을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 14명의 한국인 유학생은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선수단을 지원하고,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한국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해 한국식 인사법 등을 숙지시켰다. 지역 주민들도 한국이 64년 만에 돌아왔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브루넬대 훈련캠프를 총괄하는 박찬숙(53) 단장은 “한국이 올림픽 현장에 이런 캠프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데 물론 이번 대회 결과를 봐야겠지만 앞으로도 계속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단장이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여자농구 은메달을 따낼 당시와 비교하면 브루넬 훈련캠프는 파격적인 지원이다. 런던의 ‘미니 태릉선수촌’은 대한민국의 런던 올림픽 메달 산실로 기억될 전망이다.
런던=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