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은 지금] 남자 양궁 천적 美 엘리슨 비결은 ‘뼈대기법’
입력 2012-07-24 21:12
한국 남자 양궁의 최대 난적은 미국이다. 특히 세계 랭킹 1위 브래디 엘리슨(24)은 최근 한국 선수들을 잇따라 눌렀다.
미국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금맥이 끊어졌지만 1984년 LA 올림픽 이후 금 4, 은 3, 동 2개를 따낸 양궁 강국이다. 특히 남자 양궁은 1984년 LA, 1988년 서울,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개인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한동안 주춤했던 미국이 다시 강호로 떠오른 것은 한국 대표팀 감독 출신인 이기식 감독이 2004년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부터다. 1980∼1990년대 한국 양궁을 지도하며 8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일궈낸 이 감독은 1997년 호주 대표팀을 맡아 시드니 올림픽 남자 개인전에서 호주 양궁 사상 첫 금메달을 안겨준 바 있다. 미국 대표팀으로 스카우트된 이후엔 엘리슨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길러냈다.
특히 엘리슨의 선전은 이 감독의 ‘백-텐션(back-tension·뼈대기법)’ 이론에 따라 특별히 개발된 활에서 기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뼈대기법은 활을 쏠 때 팔 힘에 의존하지 않고 등, 허리, 다리를 포함해 전신의 힘을 활용해 쏘아야 명중률이 높아진다는 이론이다. 이에 따라 엘리슨을 비롯해 미국 선수들은 무게가 15∼20㎏에 이르는 활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 선수들이 사용하는 4∼5㎏의 활보다 4배나 무겁다.
뼈대이론의 신빙성과 상관없이 엘리슨은 한국 선수를 위시해 다른 정상급 선수들이 엄두도 내지 않는 활로 지난해 국제무대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휩쓸었다. 특히 한 해를 결산하는 왕중왕전인 월드컵 파이널에서 남자 선수로는 사상 처음 2연패를 달성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비인기 종목인 양궁이 미국에서는 전혀 다른 대접을 받고 있다. 최근 실사 영화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과 애니메이션 ‘브레이브’ 등 활을 소재로 한 영화가 잇따라 히트하면서 양궁은 인기 종목으로 각광받고 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