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선 경선캠프 ‘여인천하’

입력 2012-07-24 21:40


여야 대선 주자들의 경선 캠프에 여성 대변인이 부쩍 늘었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김태호 의원, 민주통합당은 문재인 상임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자신의 ‘입’인 대변인에 여성을 기용했다.

박 전 위원장 캠프의 조윤선 공동대변인은 ‘최초의 여성 대변인’이란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베테랑이다.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아 ‘최초’가 됐고 2008년 당 대변인을 지낼 때는 ‘최장수 대변인’이란 수식어를 얻었다. 올 초에는 당 비상대책위원회 대변인까지 했다. 세련되고 부드러운 이미지가 장점으로 꼽힌다.

그는 친박근혜계가 아님에도 경선 캠프 대변인으로 발탁되자 주변에선 의외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캠프 관계자는 24일 “지난 4·11 총선을 치르면서 박 전 위원장과 상당한 교감을 쌓은 점이 발탁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귀띔했다. 평소 소탈한 수다로 누구와도 쉽게 가까워지는 조 대변인을 박 전 위원장이 편하게 생각한다는 후문이다.

김 전 지사의 대변인인 전현희 전 민주당 의원은 18대 국회에서 당 대변인을 지내 정치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언론과의 관계도 좋다. 중앙 정치 경험이 없는 김 전 지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발탁된 것으로 알려졌다.

베테랑 여성 대변인을 기용한 박 전 위원장, 김 전 지사와 달리 문 고문과 김 의원은 정치 신인을 발탁했다. 문 고문의 대변인인 진선미 의원은 초선이다. 민주주의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여성인권위 위원장 출신으로 차세대 여성 리더란 평가를 들어왔다. 캠프 관계자는 “문 고문이 새로운 여성 정치인을 찾았다”며 “두 번씩이나 제안을 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의원 캠프의 김경남 대변인은 경남지역 방송국 아나운서 출신이다. 캠프 관계자는 “정치를 자주 접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국민의 시각에서 사안을 볼 수 있다는 참신성을 높이 샀다”며 “기본적으로 뛰어난 논평 능력과 전업 주부의 따뜻한 이미지도 발탁 사유였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지난해 아들 쌍둥이를 출산한 주부다.

이들은 여성 특유의 부드러움과 세련된 이미지를 앞세워 캠프와 후보의 이미지를 보완하고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미 여성 대변인이 보편화돼 차별화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한다.

유동근 김아진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