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금융권 연체 몸살… 카드사 등 부채 규모 증가 폭, 은행권 3배 육박

입력 2012-07-24 19:10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가계부채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부채 규모의 증가 폭이 은행권의 3배에 육박했다.

24일 나이스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카드·캐피털·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을 이용하면서 제때 돈을 못 갚는 대출자들의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카드사 대출자 중 30일 이상 연체자의 비율은 지난해 1월 4.48%에서 지난 5월 5.61%로 1% 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같은 기간 캐피털사의 30일 이상 연체자 비율은 6.12%에서 8.18%로, 저축은행은 12.17%에서 14.88%로 각각 2% 포인트 이상 늘었다. 시중은행 연체자 비율이 2.19%에서 2.33%로 0.14% 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친 것과 대조적이다.

제2금융권 연체자의 급증은 은행권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 효과’로도 해석된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은행 가계대출은 지난해 12월 455조9000억원에서 지난 5월 456조7000억원으로 8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183조7000억원에서 186조원으로 2조3000억원 늘었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의 증가세가 은행권의 3배에 가까운 셈이다.

연체자가 늘면서 제2금융권의 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저축은행의 경우 ‘회수 의문’과 ‘손실 추정’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 여신’의 비중은 2010년 말 10.80%에서 지난해 말 20.06%로 급증했다. 카드사·할부금융사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올해 1분기 소폭 상승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연체율 증가는 금융회사의 자산건전성 악화로 이어진다”며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