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 대기업보다 대출금리까지 높아 中企 속타는 ‘돈 갈증’
입력 2012-07-24 19:10
대내외적으로 경기 사정이 나빠지면서 특히 중소기업이 자금조달에 허덕이고 있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말 국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456조3824억원으로 지난해 말(452조6052억원)보다 0.8% 늘었다. 이 기간 중소기업을 포함한 전체 기업 대출 잔액은 578조7236억원에서 600조8890억원으로 3.8% 증가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 증가율이 전체 기업 대출 잔액 증가율의 5분의 1 수준에 머무른 셈이다.
금융위원회는 “올 초부터 적용된 대출 재분류로 지난해까지 중소기업이었던 곳이 대기업으로 분류돼 대출 증가율이 낮아진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지만 중소기업이 현장에서 느끼는 자금조달 상황은 실제로 더 악화됐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은행 대출이 지난해보다 까다로워졌다’고 답한 업체는 47.3%에 달했다. 반면 ‘은행 대출이 수월해졌다’고 답한 업체는 4.3%에 그쳤다.
중소기업의 은행 대출이 까다로워진 이유는 대출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어서다. 국내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금리는 현재 월 평균 6%대를 유지하고 있다.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의 7.8%에 비해선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편이다. 대기업의 월 평균 대출금리는 5% 수준이다.
중소기업은 은행 대출뿐 아니라 채권을 통한 직접 조달에서도 난항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주로 발행하는 신용등급 ‘BBB-’인 회사채(3년물)의 금리는 올 상반기 평균 9.87%로 대기업이 발행하는 ‘AA-’ 등급 회사채(3년물) 평균금리인 4.16%의 두 배 수준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자금흐름이 꽉 막힌 상황이 계속된다면 중소기업 부도가 속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