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마르는 증시… 2012년 상반기 발행 주식 86% 급감
입력 2012-07-24 19:10
돈줄이 마르는 증권시장이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1∼6월 주식 발행 규모가 914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조6581억원보다 86.3%(5조7438억원) 감소했다고 24일 밝혔다. 상반기 기준으로 2000년 이후 최저치다.
기업공개는 247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84.6%(1조3635억원) 줄었다. 유상증자도 666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86.8%(4조3803억원)나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규모가 2조4643억원이었던 금융업종의 유상증자는 올해 1건도 없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해 들어 경기 침체가 현실화되고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기업공개를 추진 중이던 기업들이 상장 일정을 연기했다”며 “기업들은 증시 불안정으로 주식 발행도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시장 동향을 보여주는 코스피지수는 날개가 꺾인 듯 상승세를 못 타고 있다. 1800선이 무너졌다 회복되기를 최근 두 달여간 5차례 반복하면서 투자자들은 애만 태우는 실정이다. 증권시장에선 “경기가 워낙 안 좋다보니 악재는 고스란히 악영향을 미치는데 호재는 제구실을 못한다”는 말이 돈다.
이론적으로 금리가 내리면 예금의 매력이 떨어져 주식시장에 돈이 몰리고 주가는 오른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린 뒤에도 코스피지수는 맥을 못 췄다.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이제 경기가 살아나겠지’ 하는 기대감보다 ‘경기가 그만큼 안 좋다는 뜻’으로 해석되면서 회의감을 심어준 탓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순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미국 중소형 증권사들은 인구 고령화, 중소기업 육성정책 등을 활용해 시장을 세분화하고 서비스를 차별화했다”며 “증권사들이 고객 관점에서 접근하면 다양한 사업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