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전쟁, 빨간국물이 더 매웠다

입력 2012-07-24 19:02


불황에 라면이 잘 팔린다는 속설이 입증됐다. 올해 라면시장은 사상 최초로 매출 2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지난해 돌풍을 일으켰던 하얀 국물 라면은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24일 라면업계와 AC닐슨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요 라면제조업체의 올해 상반기 라면매출은 926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8965억원)보다 3.3%(295억원) 증가했다.

라면은 상반기보다 휴가철과 겨울이 찾아오는 하반기 매출이 더 많기 때문에 올해 매출은 지난해 1조9600억원을 넘어 2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IMF를 겪은 1998년과 미국발 금융위기로 휘청거렸던 2008년 라면시장은 각각 16.5%, 13% 성장하는 등 경기불황과 밀접하게 움직였다.

라면업체들은 상반기에 다양한 신제품을 내놓으며 경쟁에 나섰다. 올해 1∼6월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팔도 등에서 새로 내놓은 라면은 14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배 이상 늘었다. 신제품 대부분은 빨간 국물의 매운맛 라면이었다. 올해 상반기 라면 매출 10위권에는 농심 신라면, 너구리 등 매운 라면이 득세하며 빨간 국물의 귀환을 알렸다.

반면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했던 하얀 국물 라면은 반짝 인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팔도 꼬꼬면, 삼양 나가사끼짬뽕, 오뚜기 기스면 등 하얀 국물 라면은 지난해 12월 3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점유율 17%를 찍었지만 이후 인기가 시들면서 6월에는 4.4%까지 점유율이 하락했다. 6월에는 나가사끼짬뽕만 9위로 10위권에 머물렀다.

빨간 국물 라면이 인기를 회복하면서 한때 60% 미만의 점유율을 기록했던 농심은 점유율을 64.9%까지 끌어올렸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