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가방 싸기 이렇게… 여행지 필수품 리스트 뽑아 비슷한 품목은 줄여
입력 2012-07-24 20:07
바지와 티셔츠 2벌씩, 속옷 3벌씩, 편한 신발, 고대기, 화장품, 폴라로이드카메라….
이번 주중에 일본 후쿠오카로 3박4일 일정의 가족여행을 떠나는 곽윤정(41·서울 여의도동)씨는 지난주 일요일(22일) 오후 거실에 옷가지와 화장품 등을 펼쳐놓고 여행 가방에 넣을 것들을 골랐다.
“미리 챙겨도 빠뜨리는 게 있어서요. 예행연습인 셈이지요. 호호….”
국내여행 때는 베개도 싸 갖고 간다는 곽씨는 해외여행 때는 가능한 한 간편하게 짐을 챙긴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짐을 싸놓고 보면 부피가 커지고, 또 꼭 가져가야 할 것들을 잊는 수가 종종 있다고 털어놨다.
올여름 휴가를 해외에서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국내 여행과는 달리 해외여행 때는 갖고 갈 수 있는 짐의 무게도 제한돼 있고, 빠뜨린 게 있으면 현지에서 마련하기도 쉽지 않아 짐 쌀 때 스트레스를 받게 마련이다.
여행칼럼니스트 이정현씨는 “해외여행을 갈 때는 그곳의 특성을 살핀 뒤 가족별로 꼭 필요한 품목 리스트를 작성한 다음 공통분모를 뽑아내 준비하라”고 조언한다. 리조트면 수영복, 산악지대라면 트레킹화를 챙겨야 한다. 겹치는 품목은 비슷한 것으로 통일해 짐을 줄인다. 예컨대 엄마와 딸이 각기 다른 화장품을 쓴다면 여행지에서만큼은 같은 제품으로 쓰도록 한다.
최근 ‘도쿄는 쇼핑이다’를 출간한 여행작가 성하연씨는 “필수품도 부피가 작고 가벼운 것으로, 또 여러 가지 제품을 한데 묶은 다기능제품으로 골라야 한다”고 일러 준다. 여행가방에서 적지 않은 부피를 차지하는 것들이 화장품과 미용도구다. 기초 화장품은 샘플, 색조화장품은 립스틱 블러셔 아이섀도가 하나로 되어 있는 팔레트 타입, 파운데이션과 자외선차단제 겸용 제품으로, 고대기 등은 접이식으로 준비하면 부피를 최소화할 수 있다. 옷도 가볍고 구김이 적은 소재 위주로 넣어 간다.
해외가족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준비물이 먹거리와 비상약. 이씨는 “누룽지와 컵라면, 1회용 밥과 김, 일회용 가루 된장국을 준비해가라”고 추천했다. 누릉지는 객실에 있는 커피 포트로 끓일 수 있고 냄새도 안나 언제든 먹을 수 있어 좋다. 컵라면은 포장을 뜯어 케이스는 포개고 내용물은 지퍼락에 담아 부피를 줄이는 게 요령. 김치 없이 못사는 가족이 있다면 밀폐해서 포장해주는 공항에서 꼬마김치로 사는 것이 편하다. 평소 먹는 비타민 등과 함께 해열제와 항생제, 감기약, 소화제, 지사제, 일회용반창고 등을 넉넉히 준비해간다.
여행의 추억을 담아올 카메라도 필수품목. 디지털 카메라 충전기, 메모리, USB와 함께 충전할 때 필요한 여행용 멀티 어댑터도 챙긴다. 가이드 없이 여행한다면 여행지 안내책자를 갖고 가도록 한다. 스마트폰을 사용한다면 도시별 지하철·버스 노선도, 관광안내, 통역 앱 등을 내려받아 간다.
초보자들은 챙기지 않지만 여행고수들은 잊지 않는 것이 여권을 잃어버렸을 때를 대비한 준비물이다. 이씨는 “여권 카피한 것과 여권용 사진을 여분으로 준비하고, 개인 메일함에도 올려 놓으라”고 당부했다.
이밖에 평소 편하게 신었던 신을 여분으로 준비하고, 카디건도 챙기도록 한다. 비행기 안에서도 유용하고 더운 나라에서도 비올 때나 저녁에는 쌀쌀해서 도움이 된다. 외국 호텔은 샴푸는 주지만 치솔과 치약은 없는 곳이 많으므로 준비하고, 샤워 타올도 가져가면 산뜻한 목욕을 즐길 수 있다.
목록을 작성하고, 그에 따라 준비물을 꼼꼼히 챙겼다면 본격적인 짐 싸기에 돌입한다. 성씨는 “부칠 짐과 들고 탈 것을 먼저 나눠 놓은 다음 짐을 싸라“고 강조했다. 스프레이, 칼, 라이터, 손톱깎이, 100㎖ 이상 액체류 등 기내반입 금지 품목들은 반드시 부치는 짐에 넣어야 한다.
트렁크에 짐을 넣을 때는 무거운 짐을 가장 아래쪽에 넣어 가방의 무게 중심을 잡은 다음 큰 짐부터 넣고 양말 수영복 넥타이 등 작은 것들은 나머지 공간에 넣도록 한다. 이렇게 하면 짐이 훨씬 많이 들어간다. 또 옷은 가급적 돌돌 말아서 넣어야 공간도 덜 차지하고 덜 구겨진다. 속옷은 파우치 안에 넣도록 하고, 액체류는 옷으로 감싸거나 버블페이퍼로 싸서 비닐백에 넣는다. 그래야 깨져도 다른 짐에 피해가 가지 않는다.
성씨는 “들고 탈 수 있는 수하물 무게가 항공사별로 다르므로 가능한 무게를 꼭 알아보고, 무게가 넘쳤을 때 나눠 담을 수 있는 접이식 가방을 준비해가라”고 당부했다. 여분의 가방은 돌아올 때 짐이 늘었을 때도 유용하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