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셰프 코리아’ 우승 김승민씨… “상금은 투병 중인 아내 위해 쓸 것”

입력 2012-07-24 18:40


“제 인생의 마지막 도전이었는데,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기쁩니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이기 때문에 제가 하고픈 것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요리 서바이벌 오디션 게임 ‘마스터셰프 코리아(마셰코)’ 우승자 김승민(41)씨는 23일 서울 관철동 한 음식점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아내가 진짜 우승할 줄은 몰랐다”면서 가장 기뻐했다고 전했다. 마셰코는 케이블 TV 올리브가 대한민국의 식문화 아이콘이 될 아마추어 요리사를 찾기 위해 올 4월 시작한 프로그램으로, 지난 20일 우승자를 가렸다.

부상으로 우승상금 3억, 요리책 발간, 빌트인 주방가전, 쇼핑지원금 1000만원을 거머쥔 김씨는 “상금은 암 투병 중인 아내를 위해 집을 짓고 가게를 마련하는 데 쓰겠다”고 밝혔다. 김씨에게 우승을 안겨 준 요리는 조개젓으로 간한 타락죽, 아귀간을 넣은 아귀찜, 원소병과 매작과였다.

제주도에서 덧밥집을 하고 있는 김씨는 참가자들이 일찌감치 우승 후보로 꼽았으나 예선을 거쳐 8회 때까지 펼쳐진 미션에서 한번도 우승을 못했다. 이와 관련 ‘요리사라는 점이 감점요인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물음에 김씨는 “초기에 떨어지지만 않을 정도로 했는데 심사위원들이 이를 알아채고는 ‘요리에 진성성이 없다’고 질타를 했다”면서 김소희 심사위원의 격려로 초심을 찾을 수 있었다고 고마워 했다.

“본선 8회를 앞두고 제주도에서 제 이야기를 듣고 온 김소희 셰프가 지갑에 있는 유로를 다 꺼내 주셨습니다. 250만원쯤 됐어요. 떨어지면 3,4개월 영업을 못해 생활고를 겪을 테니 쓰라고 하더군요. 1등 하면 상금 받아 갚고, 떨어지면 나중에 후배들에게 갚으라고 하셨어요 ”

김씨는 마지막까지 우승을 겨룬 박준우(29)씨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준결승을 앞두고 심사위원들이 그가 만든 음식에 대해 평가조차 하지 않아 실의에 빠졌던 그에게 힘을 불어넣어 준 것이 바로 박씨였기 때문.

“준결승 때 전반부 우승자 준우씨가 후반부 미션 재료를 정하는 부상을 받았는데, 일식 재료인 낫또를 제게 배정해줬어요. 정말 고맙더군요.” 그 결과 김씨와 박씨가 결승에 올랐다. 기발한 창의력과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았던 박씨는 김씨의 안정된 기술과 요리의 완성도에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다. 김씨 옆에 있던 박씨는 “각자 잘할 수 있는 걸로 최선을 다해 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후회는 없다”면서도 상금 3억은 아깝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두 사람을 비롯해 톱 5에 진출한 유동률(29) 김태욱(26) 서문기(21)씨는 오는 8월말부터 10회에 걸쳐 레스토랑 창업 리얼리티 프로그램 ‘5pening’으로 다시 시청자들을 찾게 된다.

김혜림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