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출판] 성경 내비게이션 따라 신약 말씀의 세계로 여행… ‘A to Z 80일간의 신약일주’

입력 2012-07-24 21:25


A to Z 80일간의 신약일주/권혁정 지음/한코북스

저자는 길 찾는 능력이 전혀 없는 ‘슈퍼 길치’가 로드맵(내비게이션)만 있으면 쉽게 ‘길치 탈출’을 하듯 성경을 읽어내지 못하는 ‘(성)경치’도 성경 속의 로드맵만 제대로 알면 성경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성경을 알파벳으로 풀게 되면 재미와 유익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언급한다.

이 책은 로드맵과 알파벳으로 푸는 성경 연구서라고 할 수 있다. 먼저 로드맵을 살펴보자. 신약성경 27권은 복음서(마태복음부터 요한복음까지)와 역사서(사도행전), 서신서(로마서∼유다서), 예언서(요한계시록)으로 나뉜다. 저자는 신약의 네 파트는 맨 첫장의 서론 부분에 로드맵이 있다고 설명했다. 신약의 기자들이 각 파트 1장에 자신들이 글을 어떤 방향으로 전개해 나갈 것인지 미리 알려주는 안내 지도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마태복음 1장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가 나와 있다. 저자에 따르면 이 지루한 족보 속에 4복음서 전체를 여는 키워드가 숨겨져 있다. 25절밖에 안되는 마태복음 1장에 무려 네 번이나 반복된 문장이 있다. 바로 ‘바벨론으로 사로잡혀 갈 때에’라는 것으로 11절과 12절, 17절에 나온다. 예수님이 사탄에 의해 죄의 포로 된 상태(Exile)에서 자기 백성 이스라엘을 구원(Exodus)하기 위해 이 땅에 오신 분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는 키워드다. 역사서와 서신서, 예언서에도 시작 부분에 이 같은 로드맵이 장착되어 있으며 그 로드맵대로 성경을 읽어나가면 누구나 성경에 정통하게 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 책은 영어 알파벳을 통해 성경을 읽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신앙의 자유를 찾아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신대륙으로 건너간 청교도들은 자녀들에게 성경을 가르칠 때 알파벳과 결부시켰다. 가령 A는 아브라함의 믿음(Abraham’s Faith), B는 바벨탑 사건(Babel Event), C는 가인의 불순종(Cain’s Disobedience), D는 다윗의 승리(David’s Victory) 등등. 저자는 이렇게 알파벳을 통해 성경을 배우면 두 가지 이점이 있다고 말한다. 먼저 흥미가 유발된다. A가 끝나면 B에서 어떤 내용이 전개될지 호기심이 생긴다. 저절로 다음 알파벳으로 눈이 간다. 다음으론 유익하다. 알파벳만 기억해도 전체 내용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성경을 한 코에 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복음서를 A부터 Z까지, 사도행전을 A부터 R까지 알파벳으로 연결, 각 이야기들을 관통하고 있다. 복음서의 A는 천사 수태고지(Angel)를, B는 예수 그리스도의 베들레헴 탄생(Bethlehem)을, C는 예수의 유년생활(Childhood)을, D는 요단강에서의 세례(Deep Water)를 알려준다. 이렇게 알파벳 순서로 복음서를 일주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사도행전도 승천(Ascension)부터 로마여행(Rome)까지를 알파벳으로 이을 수 있다.

이같이 알파벳 순서로 성경을 읽어나갈 경우 ‘꼬리에 꼬리를 무는 단어’와 같이 성경 전체가 머리에 들어오게 된다. 저자의 말대로 재미와 유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성경을 읽을 수 있다.

저자 권혁정 박사는 총신대 졸업 후 남아공 프레토리아 대학에서 신학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총신대 신학대학원, 개혁주의 성경 아카데미 등에서 강의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두란노바이블칼리지와 오륜비전바이블칼리지에서 강의한 내용을 묶은 것이다. 정일웅 총신대 총장은 추천사에서 “이 책은 균형잡힌 접근법으로 성경의 전체 숲과 개개의 나무들을 동시에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면서 “성경을 숙독하기 원하는 신앙인에게 아주 유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