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미스러운 일들 모두가 제 불찰” MB, 친·인척-측근 비리 대국민 사과

입력 2012-07-24 19:21


이명박(얼굴) 대통령이 저축은행 관련 비리로 구속된 친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등 친인척 및 측근 비리에 대해 “모두가 제 불찰”이라며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24일 예정에 없이 청와대 춘추관을 방문해 “근자에 제 가까운 주변과 집안에서 불미스러운 일들이 일어나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이 대통령이 임기 중 국정운영 문제 등으로 사과한 것은 여섯 번째다.

이 대통령은 담화에서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는 것보다 먼저 솔직한 제 심정을 밝히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판단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 “참으로 실망을 금치 못할 일들이 바로 제 가까이에서 일어나 생각할수록 억장이 무너져 내리고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다”고 심정을 밝혔다. 이어 “이제 와서 누구를 탓할 수 있겠느냐. 모두가 제 불찰이다. 어떤 질책도 달게 받아들이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개탄과 자책만 하고 있기에는 오늘의 나라 안팎 상황이 너무 긴박하고 현안 과제가 막중하다”며 “생각할수록 가슴 아픈 일이지만 심기일전해 일하는 것이 국민을 위하는 것이고 제게 맡겨진 소임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오직 겸허한 마음가짐과 사이후이(死而後已·죽을 때까지 쉬지 않고 일한다는 뜻)의 각오로 성심을 다해 일하겠다”며 남은 임기 동안 국정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담화 중간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 끝 부분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는 대목에서 두 차례 90도 가까이 머리를 숙였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