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직원 사이버사찰 논란… 내부 게시판에 임원 비방 글 책임 물으려 한 사실 드러나
입력 2012-07-23 22:22
한국은행이 내부 게시판에서 김중수 총재 등 임원을 비방한 직원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물으려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한은이 법무법인 2곳에 보낸 ‘법률질의서’에 따르면 한은은 “내부 게시판 게시글과 댓글 가운데 명예훼손·모욕 등 민형사상 책임이 성립하는 것은 어느 것인가, 이 경우 글을 작성한 직원에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어 “게시글과 댓글을 작성한 직원을 찾는 데 필요하면 IP 추적 등 기술적 조치를 하고자 하는데 이것이 법적으로 가능한가”라고 질의했다.
한은이 질의서에서 문제 삼은 게시글은 4건으로 체육행사 진행방식과 직원 인사 불만을 담은 글, 김 총재의 내부 회의 발언을 비판하거나 김준일 부총재보가 받는 파격 대우를 꼬집는 내용 등이다. 질의서를 받은 법무법인이 어떻게 대답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은은 “그동안 은행 내 익명게시판에 명예훼손 또는 비방, 유언비어나 사실왜곡 등 부적절한 글들이 일부 게시돼 왔다”며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각종 법적 리스크를 예방하기 위해 법적 검토를 하고 필요하면 고문변호사의 조언을 받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업무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