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주일학교 아이들 간식 챙겨 주려다… 미자립 강원 산골교회 가스폭발 10명 중화상
입력 2012-07-23 16:18
강원도 폐광지역의 한 미자립 교회에서 주일학교 아이들을 위해 간식을 준비하던 사모와 주일학교 학생 등 10명이 가스 폭발 사고로 중상을 입고 치료 중이다. 교회가 속해 있는 시찰회와 노회는 전교회에 도움을 요청키로 결의하고 치료비 모금에 들어갔다.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도계은총교회(예장 합동)의 김혜경(54) 사모는 지난 15일 오전 교회 맞은편 빈집에서 학생들을 위해 찐빵을 찌려다 누출된 LP 가스가 폭발해 학생들과 함께 화상을 입었다.
사고 당일 주일학교 오전예배를 마치고 비가 많이 오는 가운데 아이들이 간식을 요청하자 김 사모는 따뜻한 찐빵을 쪄주기 위해 교회 주방으로 갔다. 하지만 점심 준비로 분주한데다 가스레인지도 모두 사용 중이어서 아이들과 함께 문제의 빈집으로 옮겼다. 가스레인지를 켜려고 했지만 점화가 되지 않자 여러 차례 점화를 시도하는 과정서 유출돼 있던 가스가 폭발했다.
이날 사고로 김 사모는 전신의 65%에 3도 화상을 입었다. 현재 의식불명 상태로 폐에 물이 차 인공호흡기를 연결하는 등 매우 위독한 상태다. 김 사모는 양팔과 양다리 등 주요 신체 부위에 피부 이식이 필요하지만 전신화상이어서 이식할 피부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자기 피부를 배양해 이식할 수도 있지만 수천만원의 비용이 든다.
함께 사고를 당한 A군(11)은 50% 3도 화상을 입어 자가 호흡이 불가능한 상태이며 부분 3도 화상을 입은 B군(12)과 C양(8) 등 사택에 있던 어린이 9명(초등부 6명, 유년부 3명) 모두 서울 영등포 한강성심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은총교회는 폐광지역인 하고사리에 위치한 미자립 교회로 장년 10명, 중고등부 10여명, 인근 초등학교 학생 12명 정도가 출석하는 교회로 1년 예산은 1000만원에 불과하다. 김선근(54) 목사는 4년 전 부임해 방과후학교와 중등부 영어·수학 교실, 노인급식 등 봉사활동을 성실히 감당해 지역사회의 신망이 높았다.
예장 합동 강동노회는 사고 소식을 접한 뒤 병원비와 재활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노회 서기 이강선 목사는 “한부모 혹은 조손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많아 수백만원에서 수억원에 달하는 병원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며 “화상 치료는 많은 시간과 비용, 오랜 재활기간이 필요해 한국교회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강동노회는 구호 관련 문의는 노회 서기 이강선 목사(010-5378-7421), 모금 창구는 노회 회계인 이태근 장로(농협 계좌 011-9828-793309)로 각각 단일화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