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수익성 위해 고객 혜택 축소

입력 2012-07-23 21:57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LTE(롱텀에볼루션) 신규가입 유치전과 더불어 마케팅 효과가 적은 기존 할인혜택을 폐지하거나 프로모션을 중단하는 등 수익성 재고에 나서고 있다.

가입자 수 1위인 SKT의 적극적인 행보가 가장 두드러진다. 기존 혜택을 줄이면서 LTE 신규가입을 통해 이익창출을 극대화하려는 징후도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SKT는 신규가입 고객에 대해 이번 달부터 통신요금 은행자동이체에 따른 1% 할인혜택을 중단했다. SKT 관계자는 “근래 자동이체로 요금을 납부하는 고객이 90%대에 육박하면서 할인제도를 유지할 필요성이 크게 줄었다”며 “기존 고객에게는 할인혜택을 유지하고 신규고객만 중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SKT의 가입자당 평균 매출액(ARPU) 월 3만2000원을 기준으로 할 때 이용자 입장에서 1%의 할인혜택은 월 320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통신사 입장에선 다른 계산이 나온다. SKT의 신규가입자 수가 50만명 선임을 감안하면 혜택 폐지로 매달 1억6000만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현재 신규가입 추세라면 6개월 뒤엔 9억6000만원까지 불어난다. 하지만 ARPU가 아닌 5만원 이상의 LTE요금제로 계산할 경우 그 액수는 월 2억5000만원, 올 연말이면 15억원이 된다. SKT의 신규가입자 중 75%가 LTE를 선택하고 있고 지난 20일 LTE 가입자 400만명을 돌파한 점만 보더라도 그 액수는 늘어날 여지가 있다.

SKT는 23일부터 LTE 가입자에게 제공했던 ‘T할부지원’도 폐지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의 LTE 스마트폰 구매금액 부담이 최대 10만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T할부지원은 휴대전화 할부금액 일부를 할부기간 동안 나눠서 할인해 주는 일종의 보조금 제도다. SKT는 이미 지난 4월 갤럭시S2 등 3개 기종의 할부지원을 폐지했다가 소비자 반발로 이를 다시 부활한 바 있다.

KT도 지난 1월부터 시작된 ‘올레 모바일끼리 통화’ 프로모션을 7월까지만 운영하기로 했다. 올레 모바일끼리 통화는 LTE 신규가입자에게 매달 최소 1000분, 최대 1만분의 망 내 음성통화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KT는 삼성 갤럭시S3 출시에 맞춰 이 프로모션을 한 달간 연장하면서 LTE 가입자 유치에 나섰다. 하지만 8월부터 LTE 요금제를 개편하면서 신규가입자가 많은 중간 가격대, LTE-G650과 LTE-G750 요금제에서만 망 내 무료통화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의 수익성 재고 움직임에 대해 “LTE 경쟁으로 마케팅비용이 늘어나 통신사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더구나 업계 1위 사업자인 SKT가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면서 KT와 LG유플러스도 이러한 움직임에 동조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할인혜택 축소 소식을 접한 한 누리꾼은 “한 가지 혜택을 줄이면서 다른 부분에서 서비스 향상이 되는지 의심스럽다”면서 “통신사들이 고객을 상대로 꼼수를 부리는 것 같다”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홍해인 기자 hi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