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이야기] ⑦ 고대에도 스포츠 과학 있었다

입력 2012-07-23 19:14

“올림픽에서 우승하고 싶다면 디저트를 멀리하고 정해진 시간에만 식사하라. 냉수를 마셔서도 안되고 아무 때나 포도주를 마셔서도 안된다.”

1세기경 노예출신 그리스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운동에도 관심이 많았던 모양이다. 당시 그리스의 공공교육기관인 김나시온에는 운동교사와 지적 양육을 책임지던 교사가 함께 근무했다. 철학자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도 자신의 김나시온에서 강연했다. 교사들 중에는 체력단련 전문가들도 있었다. 물리치료와 식이요법에 대한 상당한 지식을 가졌던 것은 물론이다.

올림픽 출전선수와 밀접한 관계를 가졌던 고대 의사들은 온갖 종류의 골절환자를 치료할 수 있었다. 그들은 드릴을 써 조각난 뼈를 들어내고 파열된 두개골을 수술하기도 했다.

이처럼 고대 올림픽이 열린 그리스와 로마시대에서 의학의 발전은 운동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었다. 운동선수의 경기력을 높이고, 부상을 치료하는 데는 현재와 마찬가지로 의사들의 도움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기독교를 로마제국의 국교로 정한 테오도시우스 황제가 394년 올림픽을 이교도들의 종교행사로 규정해 중단시킨 뒤부터 의술의 발전이 멈췄다는 주장도 그래서 나온다. 일부 올림픽 우승자들은 인간 신체에 관한 기초 지식을 활용해 운동에 관한 논문을 쓰기도 했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가 남긴 70여종의 저술에 올림픽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지만 운동할 때의 식단, 훈련법, 상처에 대한 치료법은 자주 거론됐다. 히포크라테스는 버드나무 껍질에서 소염효과와 진통효과를 찾아내기도 했다. 1세기 경 활약했던 로마 의학자 갈레노스는 긴장을 누그러뜨리는데 쓰이는 연고를 개발하기도 했다.

경기력을 향상시키는데 식단과 훈련이 중요하다는 것은 고대인들도 잘 알았다. 춤이 모든 분야의 운동에 이로운 훈련으로 주목됐다. 갈레노스는 구기 운동이 전신을 훈련하는데 좋다고 추천했고, 검투사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 푹 익힌 콩을 권했다. 히포크라테스도 날씬해지고 싶은 사람은 운동만 할 것이 아니라 식사도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올림픽이 연중 가장 더운 계절에 열리는 점에 착안해 일사병을 막기 위해 선수의 몸에 올리브유를 바르는 것은 필수였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