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피난처 한국자산 892조원… 中·러시아 이어 세계 3위 규모
입력 2012-07-23 19:48
한국에서 1970년대 이후 세금을 피해 해외 조세피난처(tax haven)로 옮겨진 자산이 무려 892조원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2일(현지시간) 조세피난처 반대운동 단체인 조세정의 네트워크(taxjustice.net) 보고서를 인용, 70년대부터 2010년까지 한국에서 해외 조세피난처로 이전된 자산이 총 7790억 달러(892조원)라고 전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한국의 자산도피 규모는 중국(1조1890억 달러), 러시아(7980억 달러)에 이어 세계 3번째로 많은 것이다. 다음으로는 브라질(5200억 달러), 쿠웨이트(4960억 달러) 순이다. 이 수치는 그동안 해외 은행으로 옮겨진 자산 등이 포함된 역외경제(offshore economy) 규모를 추정한 수치 가운데 가장 구체적이다.
보고서는 한국의 경우 79년 10·26사태 이후 정치적 혼란기에 급격한 자본 유출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70년대 이후에는 통상 개발도상국의 과도한 외채 차입이 해외 도피 자산 증가로 이어졌다. 하지만 한국은 효율적인 개발 독재가 외채를 잘 관리하고 환율을 엄격히 통제했으며, 해외 프라이빗뱅크(PB)의 국내 활동을 제한한 결과 외채 중 비교적 적은 부분만 해외로 빼돌려졌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또 여러 국가로부터 최대 32조 달러가 PB의 도움으로 스위스 은행이나 케이먼 군도와 같은 조세피난처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추산했다.
김명호 기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