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인사 잘못” 공격에 “민주주의 발전” 반격

입력 2012-07-23 22:10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전이 23일 공식 개막된 가운데 주자들은 첫 TV 토론회에서부터 상대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으며 날선 공방을 벌였다. 경선에는 문재인 손학규 정세균 상임고문과 김두관 전 경남지사, 박준영 전남지사, 김영환 조경태 의원,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 8명이 나왔다. 27일까지 다섯 차례 TV 토론과 25일 광주, 26일 부산, 27일 대전, 28일 서울 등 네 차례 합동연설회를 실시한 뒤 29∼30일 당원과 국민 여론조사를 거쳐 본경선 진출자 5명이 가려진다.

종합편성채널 MBN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후보들은 1위 주자인 문 고문에게 십자포화를 쏟아냈다. 참여정부 책임론, 경험 부족론 등으로 문 고문을 몰아붙였다.

먼저 손 고문이 포문을 열었다. 그는 “참여정부 때 재벌 개혁이 무산됐고 비정규직이 많아졌으며 부동산 가격도 폭등했다”면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를 반성했는데, 정작 남아 있는 사람들은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지사도 “비정규직 파견법과 저축은행 부실 사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누가 시작했느냐. 민주정부 10년에서 시작됐다”고 상기시켰다. 정 고문도 문 고문이 청와대 비서실장 출신임을 상기시키며 “국정 운영은 조수석에 있었던 사람으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문 고문이 요즘 유도복과 특전사복을 입고 다니며 이벤트 정치, 코스프레(만화·게임 캐릭터로 분장해 즐기는 행위) 정치를 하더라”며 “그런데 특전사복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겪은) 광주시민들에겐 아픔을 주는 옷”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문 고문은 “참여정부가 반성할 점도 많지만 그 기간에 민주주의 발전, 남북관계 발전, 지방 균형 발전 등을 이끌어내 전체적으로 성공한 정부였다”고 반박했다.

김 전 지사는 ‘서민대통령 후보’임을 강조했다. 그는 “나는 주변 가족부터 생선을 팔거나 자영업을 하는 서민이거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라며 “양극화 해소를 가장 잘 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내가 본선에서 여당을 이길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 고문에 대한 견제도 적지 않았다. 문 고문은 “나중에 내가 후보가 되면 손 고문의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슬로건을 좀 빌려 써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손 고문은 “국민은 준비된 대통령인 나를 원하기 때문에 문 고문에게 빌려주고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맞받았다.

정 고문은 “후보들 중 내가 가장 저평가된 우량주”라며 “또 후보들 중 영남 출신이 4명이나 되는 것은 과다하다는 얘기가 있다”고 했다. 박 지사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제대로 계승할 사람”이라고 했고, 조 의원은 “그냥 3선이 아니라 영남 3선 의원”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 전 장관은 “민주당만 30년을 한 나를 지지해 달라”고 말했다. 토론에 앞서 주자들은 국회에서 공명선거 실천 협약식을 가졌다.

손병호 김아진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