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익는 경북-특별기고] 일본은 위험한 백조다

입력 2012-07-23 18:32


독도에서 2008년 9월부터 1년 동안 생활하면서 그 곳 김성도 이장을 따라 가끔 낚시를 다녔다.

6월쯤 독도에서 낚시를 하면 손바닥만한 복어가 곧잘 걸려 나온다. 낚시꾼들은 이 복어를 빼내 바다에 멀리 던져버린다.

이맘때는 한두 달 전 알을 깨고 나온 어린 괭이갈매기들이 한참 날갯짓을 배워 신나게 날아다닌다. 이 애송이 괭이갈매기들이 어디에선가 쏜살같이 날아와 던져진 복어를 집어삼키고는 명줄을 놓아 버린다.

하지만 한두 해가 지난 성조(成鳥), 즉 어미 괭이갈매기는 몇 백m 밖에 앉아있어도 복어임을 금세 알아채고 절대 달려들지 않는다. 복어를 먹으면 죽는다는 사실을 확실히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그 어미 괭이갈매기가 복어독의 위험성을 알게 된 것은 ‘교육’에 기인함을 쉽게 추론할 수 있었다.

괭이갈매기들의 행태를 보면서 자연스레 ‘역사’라는 학문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인류는 왜 문자를 만들고, 그 문자를 통해 기록을 남기려고 했을까.

우리 선조들이 문자로 무엇을 남기려 했을 때는 바로 이런 생존에 관한 유용한 지침들을 후손들에게 남겨주고자 한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 기록은 바로 역사의 다른 이름일 것이다. 따라서 역사는 ‘복어를 먹으면 죽는다’는 것들을 적은 생물학적 유산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2008년 일본이 중등교과서해설서에 ‘독도는 일본 땅’으로 명기한다고 발표한 후 독도에 들어가 보니 방문객들이 인산인해였다. 당시 8∼10월 석 달 동안 독도를 찾은 국회의원은 줄잡아 50명이 넘었다. 독도경비대에 들어온 위문금은 2700만원에 달했다. 그런데 2009년 들어 1∼8월 국회의원은 한 명도 독도에 오지 않았다. 경비대 위문금도 경찰병원장이 원격검진기기를 설치하러 와서 내놓은 10만원이 전부였다.

이렇듯 인류 생존을 위한 지침, 즉 독도의 역사를 도외시하고 ‘냄비근성’을 보이다가 애송이 괭이갈매기 꼴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유유자적한 백조는 물 위에 떠 있기 위해 물 속 물갈퀴를 끊임없이 놀린다. 우리나라 사람들 눈에는 독도가 늘 그 자리에 있고, 일본사람들이 별 말 없으니 무탈하다고 느낄지 모른다.

하지만 일본은 물 밑에서 끊임없이 물갈퀴를 놀리고 있다. 일본은 물 위에 뜬 위험한 한 마리 백조다.

전충진 교수(한국복지사이버대학 독도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