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수술, 치료효과 예측하고 수술한다
입력 2012-07-23 18:08
‘당뇨수술’의 효과를 수술 전에 예측,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외과 허경열 교수팀은 23일 당뇨수술의 예후를 추정하고, 치료 효과도 미리 알 수 있는 ‘ABCD 점수’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당뇨수술은 위장의 용적을 대폭 줄인 상태에서 하복부의 소장에 연결해 음식물이 상부 위장관을 거치지 않게 만들어주는 치료법이다.
애초 고도비만을 치료할 목적으로 개발됐으나 당뇨를 동반한 비만 환자들이 수술 후 당뇨가 완화되는 부수효과를 보이면서 살이 찌지 않은 정상체중 당뇨 환자에게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또 ABCD는 환자의 연령(Age)과 체질량지수(BMI), 췌장기능을 반영하는 C펩타이드(C-peptide), 그리고 당뇨 유병기간을 나타내는 기간(Duration)을 뜻하는 영어의 첫 글자를 합성해 만든 용어다.
허 교수팀은 수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각 위험인자의 크기별로 0∼3점의 점수를 부여했다. 이를테면 연령은 40세 미만이라면 0점, 40세 이상은 1점을 주고, 체질량지수는 30 미만이 0점, 30∼39 사이는 1점, 40∼49 사이는 2점, 50 이상이면 3점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또 C펩타이드는 0.9∼1.9 사이를 0점, 2∼3.9 사이 1점, 4∼5.9 사이 2점, 6 이상 3점으로 하고, 당뇨 유병기간은 10년 이상 0점, 5∼9.9년 1점, 2∼4.9년 2점, 2년 미만 3점을 줬다. 이들 점수는 비만을 동반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과 대만에서 각각 당뇨수술을 받은 총 239명 환자의 수술전후 의무기록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그 결과 수술 전 ABCD 점수가 8점 이상으로 추정될 경우 수술 후 100% 당뇨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ABCD 점수 8점 이상은 당뇨수술이 당뇨 극복에 아주 큰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연구결과는 지난 15일 대만에서 열린 제3차 아시아 당뇨수술 연구회 학술대회(ADSS)에서 발표됐다. 비만 치료 관련 국제 학술지 ‘서저리 포 오비서티 앤드 릴레이티드 디지즈(Surgery for obesity and related disease)’에 게재될 예정이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