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희토류 개발’ 위해 두차례 만나 “비밀접촉 아니다… 사업도 불투명”
입력 2012-07-23 18:58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북한에 매장된 희토류 개발을 위해 지난해 북측과 접촉했지만 천안함 폭침 이후 남북관계 냉각으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희토류 분리·정제에 대한 설비와 기술력이 부족해 국내 사업 전망 역시 불투명한 현실이다.
광물자원공사는 23일 “지난해 9월 개성공단에서 우리가 투자한 황해도 정촌 흑연 광산 문제를 협의할 때 북한이 자원개발 문제를 언급했다”면서 “이어 11월 북한 민족경제협력연합회 관계자로부터 희토류 광석 샘플을 받아 경제성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공사 관계자는 북한과의 접촉에 대해 “흑연 광산 관리를 위해 통일부의 허가를 거친 정례적 만남”이라며 “일각의 비밀접촉설은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초 정보 공유 수준으로 협의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논의가 중단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희토류는 란탄 세슘 디스프로슘 등을 총칭한 희귀성 광물질로 스마트폰 노트북 하이브리드 자동차 배터리 등에 소재로 쓰인다. 첨단 산업의 핵심 소재이지만 세계 공급의 90%를 차지한 중국이 점차 수출을 통제하고 있어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정부는 공사 측의 북한 접촉에 대해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가 2차례의 방북을 승인한 것은 광물공사가 북한에서 운영 중인 정촌 흑연공단 운영 협의차 간다고 했기 때문”이라며 “희토류와 관련해 정부는 공식적으로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공사 내부에서도 북한산 희토류 사업에 대한 전망이 밝지는 않다. 희토류는 북한 내부에 약 2000만t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측과 탐사가 진행된 적은 없다. 공사 비축사업팀 관계자는 “희토류 1만t을 생산하려면 시설비가 5000억원에서 1조원가량 소요된다”면서 “분리·정제과정에서 우라늄과 토륨 등이 수반돼 나와 제3국으로 이송해 생산해야 하는 어려움도 있다”고 말했다.
우성규 이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