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어깨 힘줄 ‘회전근개’의 파열과 치료

입력 2012-07-23 20:17


회사원 김모(55)씨는 평소 팔을 펴 돌리면 어깨가 당기고 ‘딱’ 하며 무엇인가에 부딪히는 듯해 불편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어 참고 지내다 최근 들어 통증이 갑자기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그 결과 ‘회전근개’가 부분적으로 파열돼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을 회전시키는 데 필요한 4개의 힘줄 다발을 말한다. 이 회전근개가 찢어지고 손상되는 것은 40대 이후 골격계의 퇴행성 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노화 관련 질환이기 때문에 환자들의 나이가 많을수록 어깨 회전근개의 파열 정도도 심한 것이 특징이다.

전업주부 이모(60)씨가 바로 그런 경우. 이씨는 종종 어깨가 뜨끔거리고, 물건을 집어들 때 통증을 느끼긴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겠거니 하고 방치하다가 병을 키우고 말았다. 이씨 역시 회전근개가 완전히 끊어져 혼자선 브래지어 호크를 잠그기도 힘들 만큼 어깨를 쓸 수가 없게 돼서야 병원을 찾은 것이다.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는다’는 옛말이 있지만, 이씨는 결국 어깨 통증을 가래로도 막기가 힘든 처지가 됐다.

이렇듯 어깨 회전근개에 이상이 생겼을 때 나타나는 가장 흔한 증상은 어깨 통증이다. 대개 어깨 관절 자체보다는 약간 아래쪽 팔 부위에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고, 그 통증이 때때로 손끝이나 목까지 뻗쳐 목 디스크로 오인되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어깨 회전근개 파열이 목 디스크와 다른 점은 팔을 들어올릴 때, 누운 자세에서 통증이 심해진다는 것이다. 밤에 잠을 자기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회전근개 파열은 무엇보다 조기 발견 및 치료가 중요하다. 왜냐하면 회전근개 파열에 의한 통증이 어깨 손상 정도와 반드시 비례해 커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파열 상태가 더 심해져도 통증이 되레 그 전보다 더 심하다고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깨 회전근개 파열 환자들의 상당수가 초기 약물치료 시기를 놓쳐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어깨 회전근개 파열은 초기이고, 손상 범위가 작을 때는 어깨 근육강화 운동과 약물치료, 인대 강화 주사 혹은 체외 충격파 치료 등 비(非)수술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골극(뼈 가시)이 튀어나와 뼈끼리 충돌이 심한 경우엔 내시경을 이용해 골극을 제거해주는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 치료시기를 놓쳐 회전근개가 완전히 끊어진 다음엔 두 근육을 이어주는 인대 봉합 수술이 필요하다. 심지어 어깨관절을 인공관절로 바꿔 끼우지 않으면 안 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어깨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당장 일상생활에 큰 불편이 없더라도 일단 정형외과를 방문,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은 이유다.

금정섭 제일정형외과 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