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자사고, 외국대학 진학 줄어든다

입력 2012-07-22 19:13


국내에서 고교를 졸업하고 외국 대학에 곧바로 진학하던 외고, 자사고 학생 수가 최근 4년간 30% 줄었다. 학비 부담이 만만치 않은 데다 국내 대학이 인맥 쌓기에 더 유리하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로 빠져나가는 우수 학생들을 유인하기 위한 대학들의 다양한 특별전형 도입도 한 요인이다.

22일 입시업체 하늘교육이 서울·경기권 외고 15곳 중 이화·서울외고를 제외한 나머지 13곳과 민사고 상산고 등 자사고 6곳을 포함한 19곳의 2008∼2012학년도 외국 대학 진학자 수를 분석한 결과 이들 고교의 2012학년도 외국 대학 입학생 수는 355명으로 2008학년도 507명에 비해 30% 줄었다. 특히 외국 대학 진학반을 따로 운영하는 대원·한영·대일·명덕외고 등 서울지역 외고 4곳의 외국 대학 합격자 수는 2008학년도에 220명이었으나 매년 점점 줄어 2012학년도에는 136명으로 감소율이 38%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이들 학교의 서울대 합격자 수는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이들 학교의 2012학년도 서울대 합격자 수는 496명으로 2008학년도 286명에 비해 73% 늘었다.

이는 경제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외국 대학의 비싼 학비 부담이 커진 데다 국내 주요 대학에도 외국어 특기자 선발 전형이 마련돼 학생들이 국내 대학으로 발길을 돌린 게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서울 D외고 3학년 김모(18)군은 “외국 대학에 진학하면 국내 기업에서 실시하는 인턴십에 참여하기가 어려운 데다 동문회 등 인맥 관리에 소홀하게 된다는 인식 때문에 아이비리그에 진학하려는 친구들이 많지 않다”며 “오히려 국내 명문 대학에 진학한 뒤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를 다녀오는 것이 실리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