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거제·통영 굴 노로바이러스 검출땐 수입 중단”

입력 2012-07-22 18:56


일본이 거제·통영 지역 굴을 대상으로 수입물품 전수조사를 벌여 식중독 원인균인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되면 수입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우리 정부에 통보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미국에 이어 일본까지 굴 수입을 중단하면 우리의 굴 수출길이 대부분 막히는 셈이어서 수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도 이번주 중 거제·통영 지역 해역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여 문제가 확인되면 이 지역 패류의 수출을 전면 중단시킬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22일 “일본 대사관이 지난 8일 농식품부와 경상남도 등에 공문을 보내 일본에 수입되는 ‘1호 지정해역’(한산만 인근 해역) 해산물을 검사해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되면 통관절차를 중단시키겠다’고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노로바이러스는 사람이 감염될 경우 구토와 복통, 설사와 복통을 일으키는 전염성이 강한 바이러스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점검단은 이미 지난 3월 미국 수출용 굴을 생산하는 거제·통영 인근 가두리양식장 등을 방문 조사해 노로바이러스를 검출했고, 6월에는 한국산 패류의 미국 내 수입중단 및 리콜 조치를 취했다.

대만도 지난 5월 말과 6월 초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식당에서 굴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노로바이러스 등이 검출됨에 따라 통관대기 중이던 한국산 굴 7204상자를 폐기하기로 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대만은 다만 한국산 굴에 대한 수입중단조치는 취하지 않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굴에 대한 수출중단 조치가 미국에 이어 일본까지 확산된다면 이 지역 수산업에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미국에 약 2300만 달러, 일본에 약 3360만 달러의 굴을 수출했다. EU와 홍콩도 우리 굴 수입국이다.

농식품부는 노로바이러스 오염이 굴 가두리양식장에서 일하는 어부들이 바다에 버리는 인분에 의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거제와 통영 인근 해역에는 103개의 굴 가두리양식장이 있다. 이곳에서는 주간 187명, 야간 96명의 어부들이 일을 한다. 이 중 상당수는 외국인 노동자로 가두리양식장에서 숙식까지 해결하고 있다.

가두리양식장에 소각식 화장실이 있지만 대부분이 노후화로 고장 나 어부들은 주로 바다에 직접 분변을 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화장실이 없는 소형배를 타고 인근 해역을 오가는 낚시꾼들도 바다에 배설물을 버리고 있다.

이 관계자는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인분이 바다에 버려지면 굴 등 해산물에 2차 감염이 발생한다”며 “노로바이러스 보균자의 한번 배변으로 축구장 7개 크기의 바다가 감염된다”고 전했다.

농식품부는 국립수산과학원을 통해 우선 1호 지정해역부터 조사키로 했다. 이 해역에는 가두리양식장이 97개나 있어 인근 해역에 비해 오염원이 훨씬 많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어업인 교육을 통해 분변을 바다에 버리지 말도록 하고, 오염해역에 대한 오물 투기 집중 단속에 나섰다.

정부는 그러나 검사 결과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돼 수출을 중단시키더라도 이 지역 패류의 국내 유통은 계속 허용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