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서 태클 당하는 朴… ‘정책 마이웨이’도 쉽잖아

입력 2012-07-22 18:49


새누리당 경선 시작… ‘난 다르다’ 박근혜의 고민

새누리당 대선 경선이 시작되면서 1위 주자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정책 마이웨이’를 선언하며 정치적 논란에는 가급적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경선 캠프는 22일 비박(非朴·비박근혜) 주자들이 합동연설회 방식을 문제 삼아 불참까지 시시한 데 대해 “당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조윤선 공동대변인은 “우리 캠프도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하는데 버겁고 힘든 면이 있다”며 “경선과 관련해서는 어디까지나 당에서 결정하는 대로 따르겠다”고 말했다.

캠프 내부에서는 사사건건 발목을 잡는 비박 주자들의 행태에 부글부글하면서도 대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캠프는 박 전 위원장이 ‘정치 드라마’가 아니라 ‘정책 드라마’로 국민을 감동시키겠다고 한 만큼 정책 행보에 더욱 치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선 토론회 역시 다른 주자들과 경쟁하기보다 그간 준비해온 정책 구상을 자연스럽게 밝히는 장(場)으로 활용, 준비된 지도자임을 부각시키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박 전 위원장 측의 ‘난 니들과 다르다’ 행보에 대해 곳곳에서 태클이 들어오고 있다. 당장 5·16쿠데타는 ‘최선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발언으로 촉발된 박 전 위원장 역사관에 대한 야권 공세가 날로 거세지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박 전 위원장이 이사장을 지냈던 정수장학회 사회 환원 결의안을 당론으로 추진하면서 이를 둘러싼 정치 공방도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물론 새누리당 지도부가 결의안의 본회의 상정 자체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실제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

아울러 이날 여의도 박 전 위원장 캠프에서는 현병철 인권위원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인권운동가와 장애인들의 기습시위가 벌어졌다. 이들은 “박 전 위원장이 현 위원장 연임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라”고 촉구했다. 또 야권은 물론 여당 대선 주자들까지 나서 개헌 논의에 불을 지폈다. 박 전 위원장이 자신의 정책 노선만 고집할 수 없는 환경이 연일 조성되고 있는 셈이다.

일단 박 전 위원장 측은 이런 논란이 지지율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보고 정면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캠프 관계자는 “국민들은 박 전 위원장의 생각을 알고 그래도 박근혜를 지지하거나, 그래서 박근혜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으로 이미 나누어져 있다”고 했다. 박 전 위원장이 평소와 달리 야권 주자들을 향해 ‘국민의 삶을 먼저 챙기라’고 압박한 것도 이런 판단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