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와 연대해 역량 ‘UP’ 강원도 교회의 힘… 월드비전 강원지회연합회, 교회연합 새모델로 주목
입력 2012-07-22 18:16
월드비전 강원지회연합회가 교파를 초월해 지역사회를 섬기는 새로운 교회연합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NGO와 협력해 개별 교회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성공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연합회는 월드비전과 연대해 기독교 인류애를 실현하자는 취지로 2007년 11월 자발적으로 설립됐다. 연합회의 사회공헌 예산은 웬만한 한국교회 연합기관을 능가할 정도다. 2008년 5월부터 매년 18개 시군을 순회하며 지방자치단체, 강원도교육청, 지역 언론사, 보육시설연합회, 자원봉사센터 등과 공동으로 ‘사랑의 점심 나누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 있는데 이 사업의 예산만 4억5000만원에 달한다. 매년 3∼7월에는 어린이집, 학교, 교회에서 ‘사랑의 저금통’ 모금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모금액 중 35%는 강원도 내 위기가정 어린이의 생계비로 지원하고, 35%는 제3세계의 굶주린 어린이들을 돕는 데 사용한다. 나머지 30%는 전국의 10개 ‘사랑의 도시락 나눔의 집’에 후원하고 있다.
이 밖에 ‘아동이 살기 좋은 강원도 만들기’ 프로젝트(아동권익 보호를 위한 정책제안·개선 사업), 위기아동과 교회 간 결연사업, 저소득층 어르신 인공관절 수술 무료지원, 기아체험, 난민 돕기, 걷기대회, 지역저소득층 아동 장학금 지원 사업도 진행 중이다. 지역교회가 이 사업에 지원하는 예산만 1억원이 넘는다. 또 매년 1000명 이상의 해외아동 결연캠페인을 진행하며 개발도상국 보건소·학교·우물 지원 등 지역개발에도 재정을 지원한다. 모두 회원 교회와 성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총무를 맡고 있는 허태범(홍천 면류관침례교회) 목사는 “연합기관이 임원들만 활동하는 유령단체가 되지 않고 지역사회를 변화시키려면 참신한 사업 콘텐츠를 갖고 동기부여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부회장인 최헌영(원주제일감리교회) 목사도 “연합회가 건강한 리더십을 구축하고 개교회가 겪고 있는 조직과 행정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비결”이라고 조언했다.
연합회에는 물의를 빚은 일부 연합기관과 같은 자리다툼이나 감투싸움이 없다. 재정은 물론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하니 임원을 맡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연합회가 건강하게 운영되며 활발히 활동한다는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타 지역 목회자들이 찾아와 노하우를 배워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박재호(47) 월드비전 강원지부장은 “사랑의점심나누기 캠페인 모금액 중 3분의 1이 교회에서 나올 정도로 지역교회의 참여가 활발하다”면서 “개교회주의를 극복하고 협력했을 때 큰일도 해낼 수 있다는 모범사례여서 다른 지역에서도 배우려는 열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연합회 대표회장을 맡고 있는 권오서(춘천중앙교회) 목사는 “월드비전의 사업 대부분은 사실 교회가 직접 해야 했던 일”이라며 “교회가 섬김의 핵심가치를 붙잡고 감동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면 사회에 자리 잡은 잘못된 인식도 점차 개선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