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청년, 시리아 탈출 한국 난민신청 "시리아는 비극에 빠졌다"..."기독교인은 시리아 탈출"
입력 2012-07-22 21:35
시리아 정부군에 군장교로 임관할 예정이었던 시리아 대학원생이 “무고한 형제들에게 총을 겨눌 수
없다”며 지난 3월 시리아를 탈출, 한국정부에 난민신청을 했다.
시리아는 지난해 3월19일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 5명이 사망한 것을 시
작으로 지금까지 2만여 명의 희생자가 발생하는 등 내전을 겪는 중이다. 정부군과 반군간 전쟁이
격화되면서 소수인 시리아 기독교인들은 고향을 떠나 인근 국가로 몸을 피하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이태원에서 만난 유세프 이브라힘(가명·사진)씨는 “수많은 시리아 기독교인들이 천
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지켜온 보금자리인 마아룰라 및 다마스쿠스의 밥투마 마을 등을 떠나 요르
단 등으로 빠져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리아 내전이 이슬람교의 시아와 순니의 종파
분쟁 성격을 띠면서 약자인 기독교인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빠져 있다”고 설명
했다. 시리아 기독교인은 인구의 10%인 220여만명으로 다수인 이슬람교 신도와 공존해왔다.
그는 “아사드 정권에 대한 불신감이 팽배해지면서 정부군의 장성급까지 터키나 요르단과 같은 인접
국가로 이탈했다”며 “임시방편으로 고학력자를 중심으로 강제 징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군이 되면 어린 아이가 사는 집을 탱크로 공격해야 할지도 모른다”며 “텔레비전에서 반기문 유
엔 사무총장을 보고 한국이 나의 피난처가 되리라 생각했다”며 한국행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브라힘씨는 피신하기 전까지 다마스쿠스에서 1년 동안 겪었던 시리아 내전 상황도 전했다. 그는
“이집트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물러나자 지난해 3월 시리아 남부의 다르아 지역에서 초등학
생 25명이 손톱을 뽑히는 벌을 받았다. ‘정권 퇴진’이라는 글씨를 칠판에 적었다는 이유였다”고 떠올
렸다. 이어 “국제사회가 강제 개입해서라도 아사드 정권이 자행하고 있는 반인륜적 범죄를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첫 난민 신청자인 이브라힘씨에 대해 “심사 중”
이라고 22일 밝혔다.
글·사진=노석조 기자 stonebir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