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 가보니… 엑스포 도시 여수 ‘미술의 꽃’ 만발

입력 2012-07-22 18:16


세계박람회(엑스포)가 열리고 있는 전남 여수에 ‘미술의 꽃’이 활짝 피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2012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이 지난 17일 오후 4시 여수 시전동 예울마루 대극장 앞마당에서 미술작가 조덕현의 퍼포먼스와 이원국발레단의 발레공연을 시작으로 20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2006년 처음 개최된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은 격년제로 열리는 여수지역 최대의 미술축제다.

다목적 문화공간으로 지난 5월 개관한 예울마루 전시장에는 ‘장소의 긍지’라는 주제로 본전시가 마련되고, 구봉로 전남대 아트센터 및 갤러리와 나진리 갤러리연에서는 ‘아트로폴리스’라는 타이틀로 특별전이 개최된다.

본전시 ‘장소의 긍지’에는 도시의 공간과 개인의 자긍심을 현대미술로 표현한 국내외 작가 80여명의 200여점이 출품됐다. 빌 비올라(미국), 니콜라스 피야드(프랑스), 마이클 휘틀(영국), 마히자 그루파(인도) 등 해외 유명 작가들과 백남준 고상우 권여현 김영미 김종구 김준 낸시랭 안종연 양종훈 등 한국 저명 작가들이 참여했다. 회화, 조각, 미디어, 사진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되는 국제예술제는 ‘예향(藝鄕) 도시’ 여수에 ‘아트 도시’라는 이미지를 추가했다. 물고기들이 수중에서 헤엄치는 풍경을 담은 이형모 작가의 그림, 파도 소리를 영상으로 담은 이이남 작가의 설치작품은 ‘세계 3대 미항’으로 불리는 여수의 공간을 탐색하게 한다. 또 마주보고 있는 남녀를 TV화면에 담은 백남준의 ‘사랑은 1만마일’과 우화적인 동물 그림을 통해 자신의 삶을 패러디한 김영미 작가의 작품은 예술과 인생의 긍지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전남대 아트센터 및 갤러리에는 예술도시 여수의 미래를 상징하는 회화 조각 도예 등이 전시된다. 김덕기 박치호 이정웅 차대영 황순칠 등 국내 작가들이 참여했다. 갤러리연에서는 강수호 김창섭 최수일 허회태 등 서예가들의 작품이 출품됐다. 참여 작가 작품을 이용한 거리 배너전, 시민참여 프로그램인 유튜브 공모전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39세의 나이에 요절한 천재화가 손상기, ‘소나무’ 작품으로 유명한 사진작가 배병우, 향토성 짙은 그림을 그리는 강정래 화백 등 여수가 낳은 미술인들이 즐비하다. 그 예술정신을 잇는 국제전시를 통해 여수는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하지만 문제는 엑스포 이후다. 요란한 행사가 끝난 뒤 네트워크를 어떻게 활용하고 문화공간을 어떤 콘텐츠로 채울지가 과제다.

여수=글·사진 이광형 선임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