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시리아 개입 독자행동 나서나… 국무부 “모든 대안 검토”

입력 2012-07-21 00:26

19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對)시리아 결의안 부결을 계기로 미국이 독자적인 시리아 사태 개입 노선으로 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사회 합의 실패로 ‘피를 흘리지 않는 정치적 변환’이란 원칙도 수정이 불가피해진 게 아니냐는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의 거부로 시리아에 대한 안보리 결의안이 부결되자 서방국들은 격한 반응을 보였다. 마크 라이얼 그랜트 유엔 주재 영국 대사는 “소름이 끼친다”면서 “러시아와 중국이 안보리 회원으로서의 책임을 포기했다”며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수전 라이스 미 유엔대표부 대사는 “안보리의 안일함이 시리아에서 대리전쟁의 가능성을 높였다”고 경고했다. 특히 라이스 대사는 ‘안보리를 벗어난 행동’을 추구할 것이라고 강조해 주목받았다. 러시아는 이에 대해 “일부 서방 국가들이 시리아 폭력사태 악화의 책임을 러시아에 지우려 시도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강력 반발했다.

대선을 눈앞에 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군사 개입 승인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하지만 랜드연구소의 크리스토퍼 치위스 선임정치분석가는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에게 권력 이양을 압박하기 위해 군사시설에 전략 폭격을 하거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합동으로 시리아군이 근접하지 못하는 완충지대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미 국무부 정례 브리핑에서 패트릭 벤트렐 부대변인은 반군에 대한 무기지원 등을 묻는 질문에 “모든 대안이 열려 있다”고 밝혀 미묘한 입장 변화 가능성을 보였다.

다마스쿠스 교전 5일째인 이날 시리아 반군은 이라크와 시리아 국경에 있는 검문소 4곳과 터키 국경 교역 창구인 바브 알하와 검문소, 자라블루스 검문소를 장악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정부군도 다마스쿠스 인근 카분 지역에 처음으로 탱크를 배치하면서 교전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한편 지난 18일 반군의 국가보안청 폭탄공격 때 부상한 히샴 베크티야르 정보국장이 20일 다마스쿠스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시리아 국영TV가 전했다. 이로써 폭탄공격으로 사망한 아사드 최측근은 4명으로 늘었다.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이날 하루 전역에서 302명이 사망해 시리아 사태 16개월 동안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백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