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의 성경] 손바닥 크기 축소형에 꽃무늬 지갑 모양 등 다양한 스타일의 ‘Art’
입력 2012-07-20 18:13
검정색 가죽 표지에 금박 띠를 두른 두꺼운 성경이 화려한 색상의 미니 성경으로 진화했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등 디지털 성경과의 경쟁에 내몰린 종이 성경이 ‘파격적인 모습’으로 변화한 것이다.
지난 18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성경 코너에는 밝은 색상, 다양한 디자인으로 포장된 성경들이 눈길을 끌었다. 손바닥만한 크기의 ‘초미니 성경’들이 진열대 두 칸을 가득 메운 반면 두꺼운 검정색 ‘고전 성경’은 판매대 아래 칸으로 밀려나 있었다.
초미니 성경의 크기는 고전 성경의 절반보다 작다. 표지 색상은 보라색, 주황색, 연두색 등 다채롭다. 빨강·노랑·파랑 원색에 ‘GOD BLESS YOU’라는 표지 제목이 붙어 있는 성경도 있다.
특히 동서양 화가를 비롯한 예술가들이 표지 그림을 그린 ‘아트 성경’(사진), 꽃무늬 지갑 모양의 성경, 파스텔색 다이어리 스타일로 제작된 성경 등 아이디어 상품이 눈에 띈다. 외양뿐 아니라 내부 편집도 빈 공간이 별로 없던 이전과 달리 1단으로 시원하게 편집된 성경이 나왔다.
이러한 변화는 젊은층을 겨냥한 것이다. 두꺼운 검정색 성경을 사는 20·30대 비율은 10%도 안 된다는 게 성경 전문 출판업계의 분석이다. 40대 이상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도서출판 굿뉴스 마명기 대표는 “추세를 따라가려면 이전처럼 한 품목을 다량 생산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스타일의 성경을 조금씩 생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서원 제작부 김현진 상무는 “7년 전쯤 표지 원단을 천연가죽에서 폴리우레탄으로 바꾸면서 화려한 색상을 시도했다”며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젊은 사람들의 요구에 맞추기 위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