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쟁이 ‘어른’ 되다… 초등생 인성교육 나선 이미지컨설턴트협회 정연아 대표

입력 2012-07-20 20:33

“말하는 태도가 달라지고 고운 말을 하게 됐어요. 저 자신이 자랑스러워요.”(박상윤)

“행동거지를 조심하게 됐고 고운 말을 훨씬 더 많이 쓰게 됐어요.”(염성연)

“자동차 탈 때 예절, 식당에서 밥 먹을 때 예절도 알게 됐어요.”(최준범)

㈔이미지컨설턴트협회 정연아(54·여·100주년기념교회) 대표가 ‘인성스타트’란 이름의 인성교육을 마치며 생활 속에서 얼마나 달라졌나를 묻자 아이들이 발표한 내용들이다.

17일 서울 윤중초등학교 4학년 1반 교실. 방학을 앞두고 1학기 마지막 도덕 수업을 듣는 아이들은 어느 때보다 밝고 활기찼다.

정 대표는 “배운 대로 인사를 잘 할 수 있는 학생 나와보세요”라고 말하자 26명 전원이 앞으로 나와 인사 시범을 보였다. 교육 대상이 어린 초등학생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예상외의 적극적인 수업 태도에 놀랐다. 수업이 끝난 후 정 대표에게 비결을 물었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재미있어 합니다. 대개 인성교육이라 하면 딱딱한 예절 교육만 생각하기 쉽지만 학습자에게 왜 인성 마인드가 중요한지부터 먼저 접근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강사들의 현장감 넘치는 스토리텔링과 역할 연기로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시킴으로써 자발적인 수업 참여를 유도했습니다.”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이미지 컨설팅 회사가 나선 이유는 학교폭력의 바탕에는 잘못된 인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최근 한국교총 청소년폭력예방재단 국가평생교육진흥원 등 8개 단체는 “학교폭력을 해결하기 위해 평생교육 차원의 범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그리고 교육과학기술부는 초·중등 교과서에 고운 말하기와 욕설, 폭력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정부와 여러 단체들이 학교 폭력을 줄이기 위한 근본적인 치유법으로 ‘바른 인성’을 내세우면서 사회에서도 이에 발맞추는 대안들이 마련됐다.

‘학교폭력 처방=인성교육’이란 슬로건을 내건 정 대표의 인성스타트가 대표적 사례 중의 하나다. 그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난 1학기 동안 서울 윤중초등학교 전교생을 대상으로 이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정 대표가 초등생을 첫 대상으로 삼은 것은 어릴 때 확립되는 인성이 평생을 좌우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성스타트는 인간의 존엄성과 상대를 존중하는 마인드 교육을 기초로 한다. 이어 구체적인 기본예절 교육이 실시된다. 예절 교육에서부터 대화, 표정, 인사, 복장, 전화, 안내, 좌석, 식탁, 방문, 자동차, 엘리베이터, 공연장 예절까지 모든 예절교육을 몸으로 직접 익히게 한다. 이를 통해 미래의 건강한 사회인으로서 밝은 학교 문화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게 이 프로그램의 목적이라고 정 대표는 밝혔다.

인성스타트 교육이 추구하는 목표이자 수단은 세가지다. 존중과 배려, 고운 말이다. 우선 상대 존중하기는 친구의 외모를 놀리지 않고 칭찬을 통해 상대를 존중하는 습관을 기른다는 것이다. 배려는 친구 도와주기와 양보, 공공질서 지키기를 통해 체득케 한다. 고운말하기는 긍정의 습관을 어릴 때부터 갖게 함으로써 언어폭력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는 것이 목적이다. 정 대표는 “학교 폭력이 줄어들고 모든 학생들이 안심하고 학교에 다닐 수 있는 그 날을 위해 내 재능을 모두 쏟을 생각”이라며 “전국의 학교, 특히 초등학교에서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