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생각’에 박근혜, 즉답회피 알 수없는 웃음만… 여야 경선주자 진영 반응
입력 2012-07-20 00:25
여야는 공식적으론 ‘안철수의 생각’에 대해 입을 닫았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공식 대선 출마 선언이 아닌 이상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하지만 안 원장의 본격 행보 조짐에 각 대선주자 캠프는 “출마 여부에 명확한 입장을 밝혀라” “민주통합당 경선을 앞두고 정치적 계산이 담겼다”는 등의 비판적 입장을 보이며 민감하게 나왔다.
새누리당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부산에서 ‘안 원장의 책 출간을 사실상 출마 선언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의미를 알 수 없는 웃음만 남긴 채 즉답을 피했다. 캠프도 공식 코멘트를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책 한 권 달랑 들고 나와서 대통령 하겠다는 건 무례도 이만저만한 무례가 아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 전 위원장 캠프 인사들은 출입기자들로부터 책을 한 권 구해다 복사해 돌려보는 등 안 원장의 ‘생각’을 분석하느라 분주했다.
민주당은 최대한 말을 아꼈다. 당 관계자는 “안 원장이 우리 당과 아무런 접촉을 하지 않고 있는 데다 책에서 대선 출마를 단정지은 것도 아닌데 반응할 필요가 있느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 원장과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민주당 대선주자들의 캠프는 환영부터 비판까지 갖가지 반응을 보였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 측은 축하의 뜻을 전했다. 전현희 캠프 대변인은 “안 원장은 민주세력에 매우 소중한 자산이다. 정권교체를 위해 안 원장과 민주당이 힘을 모으길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캠프 관계자는 “김 전 지사는 안 원장 책 중 ‘4·11총선 패배가 큰 결심의 계기였다’는 대목을 자신과 비슷하다고 생각해 굉장히 흥미있어 했다”며 “김 전 지사에게도 좋은 참고서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안 원장에게 ‘공동정부론’을 제안하는 등 우호적 관계를 이어온 문재인 상임고문 측은 “젊은 세대에게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책은 누구나 다 낼 수 있는 것 아니냐. 책 출판을 대선출마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손학규 상임고문 측은 “안 원장 책은 ‘아직도 고민 중’이라는 내용이지 대선출마 선언이 아니다”며 “출간 이후에도 안 원장이 계속 숨어 있다면 정치인으로서는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안 원장이 민주당 경선이 끝나면 자신이 잊혀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 출판 시기를 앞당긴 것 같다. 하지만 그만큼 안 원장에 대한 검증 시간도 앞당겨지고 길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 대선 주자 7명은 이날 강원도 홍천에서 열린 ‘민주당 2012 여성정치캠프’를 찾아 여성 표심을 사로잡는 데 주력했다. 후보들은 ‘성평등 골든벨 퀴즈’에 참여해 진땀을 빼기도 했다. 정세균 상임고문이 총 9문제 중 8문제를 맞혀 1등을 했고, ‘여성 친화 후보상’과 함께 앞치마, 고무장갑 등 주방용품을 부상으로 받았다.
김아진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