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외국 나갈때 ‘범죄피해’ 주의보… 필리핀에선 ‘지갑’- 中선 ‘몸’ 조심
입력 2012-07-19 19:06
지난 15일 베트남 호찌민으로 배낭여행을 떠난 대학생 신모(22·여)씨는 현지에서 날치기를 당했다. 오토바이를 탄 현지인이 갑자기 달려들어 시장에서 물건을 구경하던 신씨의 가방을 낚아채 도망간 것이다. 신용카드와 휴대전화, 여권까지 들어 있는 가방을 잃어버린 신씨는 여행을 망쳤다.
지난 3일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 여행객을 상대로 강도사건이 발생했다. 휴가를 맞아 유럽여행을 떠난 직장인 박모(31)씨는 본인이 머물던 현지 호텔 주변 골목에서 현지인에게 폭행당한 뒤 가방을 빼앗겼다. 박씨는 현지 경찰에 신고했지만 이미 범인은 종적을 감춘 뒤였다.
지난해 9월 홍모(32)씨는 필리핀으로 5박6일 배낭여행을 떠났다가 현지에서 납치됐다. 범인은 홍씨의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합의금으로 1000만원을 입금해 달라”고 요구했다. 홍씨 부모는 급히 돈을 입금했지만 지금까지도 아들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17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에서 한국인이 범죄 피해를 당한 경우는 4458건에 달했다. 필리핀이 774건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731건), 프랑스(405건), 스페인(381건), 태국(276건)이 뒤를 이었다. 특히 해외 여행객이 몰리는 휴가철에 범죄 피해 신고가 몰리고 있다.
국가별로 주로 발생하는 범죄의 유형도 차이가 났다. 필리핀에선 물건을 분실하거나 도난당했다는 신고가 주를 이뤘다. 지난해 필리핀에서 발생한 절도·분실 건수는 692건으로 주요 여행국 중 가장 많았다. 이어 스페인 369건, 프랑스 355건, 독일 227건, 이탈리아 212건으로 유럽 국가들이 2∼5위를 차지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최근 유럽에선 지하철에서 지갑을 슬쩍하거나 카페 의자에 놔둔 가방을 들고 도주하는 소매치기범이 극성”이라고 말했다.
폭행이나 상해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 국가는 중국이었다. 지난해 중국에서 폭행·상해를 당했다는 피해 사례가 114건이나 접수됐다. 베트남(42건)이나 태국(25건)에 비해 2∼3배 높은 수준이다.
연락이 두절되는 등 행방불명이 되는 경우는 호주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지난해 호주에서 행방불명으로 신고된 건수는 94건에 이른다. 이어 중국(82건), 태국(48건) 순이었다.
외교부 관계자는 “휴가철 특히 해외에서 범죄에 노출되기 쉽다”며 “여행을 떠나기 전 일정을 주변 사람들에게 반드시 알리고, 특히 루마니아나 폴란드 등은 ‘나홀로 여행’을 가급적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