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무는 도피·사망說… 아사드, 어디에 있나
입력 2012-07-20 01:11
‘싸울 것이냐, 떠날 것이냐.’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고 CNN은 보도했다. 정권의 심장부인 국가보안청에서 18일(현지시간) 폭탄이 터진 이후 하루 동안 아사드 대통령이 모습을 감췄다. 아사드의 소재를 놓고 도피와 잠적, 사망설이 잇따랐다.
이를 진화하듯 시리아 국영 TV는 새 국방부 장관 선서식에 참석한 대통령의 모습을 방영했다. 국영 통신도 선서식 참석 소식을 보도했지만 장소는 밝히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아사드가 여전히 다마스쿠스를 떠나지 않고 정부군을 통제하고 있다고 19일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러나 또 다른 소식통은 시리아 북서부의 해안 도시 라타키아의 궁으로 도피했다고 주장했다. 라타키아 궁은 이전에도 아사드가 공무를 볼 때 사용하던 장소다. 아랍 위성방송인 알아라비아 방송은 반군 활동가를 인용, 대통령 전용기가 라타키아로 갔다고 전했다. 그가 부상당했다거나 심지어 사망했다는 소문도 빠르게 확산됐다.
러시아 도피설도 나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아사드의 부인이 고국을 떠나 러시아에 머물고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주재 시리아 대사 리야드 하드다드는 “그녀는 대통령과 함께 다마스쿠스에 머물고 있다”고 반박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사드가 이 국면을 어떻게 지휘하고 (정권을) 유지하는지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며 “전날의 사태는 큰 충격이었지만 곧바로 몰락을 뜻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리아 국영 매체는 아사드가 폭탄 공격으로 사망한 국방부 장관의 후임에 파드 자셈 알 프레이지 장군을 임명했다며 건재를 과시했다. AFP통신은 아사드가 관료들과 함께 대통령궁에서 집무하고 있다고 핵심 측근을 인용해 보도했다.
교전 5일째인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는 악화일로다. 반군은 대통령궁과 정부 청사 인근에서 공세를 퍼부었다. 정부군은 반군과 맞선 지역 주민들에게 48시간 내 대피하라고 했다. AFP통신은 외교 소식통을 인용, “라마단(이슬람 금식기간)이 시작되는 20일부터 끔찍한 충돌이 일어나 다마스쿠스 반군 테러리스트들이 청소될 수 있다”며 “화학무기를 쓰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