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 로또인줄 알았더니…” 사전예약 당첨자들 본청약 미뤄지자 속앓이
입력 2012-07-19 18:54
‘반값 아파트’를 표방한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에 당첨돼 내 집 마련 꿈에 부풀었던 무주택자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수도권 보금자리주택의 본청약 일정이 예정보다 미뤄지거나 불확실해지면서 입주가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는 사전예약으로 공급된 수도권 보금자리주택 분양 사업장(시범지구·위례신도시·2차·3차)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3차 9개 지구 물량의 상당수가 아직 본청약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고 19일 밝혔다.
시범지구에서도 사전예약에서 본청약까지 3년 이상이 걸리는 등 일정이 지연된 사업장이 많았다. 2차와 3차 보금자리주택은 2010년 4월과 11월 사전예약을 받았지만 본청약 일정은 올해 말에나 공지될 것으로 보인다. 2·3차 9개 지구에서 현재 본청약을 받은 곳은 3차 인천구월지구가 유일하다. 서울세곡2지구와 구리갈매 B-1블록은 오는 12월 본청약을 받을 예정이지만 나머지는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로 계획만 잡혔거나 아예 일정이 없다.
사업 진행이 원활했던 시범지구의 서울강남 A-2블록과 서울서초 A-2블록은 사전예약 이후 1년3개월 만에 본청약을 마쳤다. 같은 시범지구인 고양원흥은 2년, 하남미사지구 A-9·A-15·A-28블록은 2년3개월에서∼2년9개월이 소요됐다. 그러나 같은 시범지구라도 하남미사지구는 11개 블록 가운데 6개 블록이 본청약까지 3년 이상 걸리는 등 강남·서초 사업장과 격차가 심했다.
2009년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하면서 도입한 사전예약제는 당초 입주자 선정을 1년여 정도 앞당기는 효과가 기대됐다. 하지만 원주민 보상 문제 등으로 본청약 일정이 계속 미뤄지면서 사전예약제는 사전예약 당첨자들에게 짐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사전예약 당첨자는 본청약 모집공고일까지 당첨자 또는 세대구성원 모두 다른 주택을 소유하거나 분양에 당첨되면 안 된다는 조건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약 없이 입주가 미뤄지는 바람에 이들은 전셋값 상승 등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부동산써브 나인성 리서치팀장은 “1년여로 예상했던 본청약 일정이 장기간 지체돼 무주택 수요자들의 마음고생이 심하다”면서 “사업시행자는 본청약을 최대한 서둘러야 하며, 본청약 일정 지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전예약 당첨자들은 4차 등 사전예약 없이 본청약으로 나올 다른 보금자리에 청약하는 차선책도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