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런던올림픽 D-8] 4개국서 여성 기수… 러시아 첫 선발

입력 2012-07-19 18:51

런던올림픽에서 각 나라의 기수 선정에 ‘여성 파워’ 돌풍이 거세다. 런던에선 총 4명의 여성이 기수로 나선다.

19일 AP통신에 따르면 성별 논란을 빚었던 남아프리카공화국 육상선수 캐스터 세메냐(21)가 오는 27일(현지시간) 열리는 런던올림픽 개막식에서 기수로 나선다. 생애 처음으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세메냐는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를 제치고 남아공 기수로 선정됐다. 투비 레디 남아공올림픽위원장은 “몇몇 후보가 있었으나 세메냐가 적임자라고 생각했다”며 “세계 챔피언이자 런던올림픽 금메달 유망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메냐는 “나라를 대표하는 기수가 되는 것은 엄청난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여자 선수를 출전시킨 카타르는 이에 더해 여성 선수를 기수로 결정했다. 기수로 선정된 선수는 사격의 바히야 알 하마드(19)다. 올림픽에서 10m 공기소총에 출전하는 알 하마드는 지난해 아랍사격대회 소총 부문에서 2관왕을 차지한 카타르 사격의 기대주다. 러시아에선 미녀 테니스 스타 마리아 샤라포바(25)가 나선다. 여자 기수는 러시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밖에 폴란드도 테니스 스타 아그니스카 라드반스카(23)를 기수로 내세운다.

한편 일부 국가에선 비행기 좌석을 둘러싼 남녀차별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호주 농구 남자대표팀은 영국 런던행 비행기에서 비즈니스석을 차지한 반면 여자대표팀은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에 앉았다. 이밖에 일본에서도 남자 축구대표팀이 비즈니스석을, 여자 축구대표팀이 이코노미석을 각각 배정받아 구설수에 올랐다. 그런데 정작 차별 대우를 받은 호주 여자 농구팀과 일본 여자 축구팀이 각국 남자대표팀보다 훨씬 실력이 뛰어나다. 호주 여자 농구대표팀은 2000년부터 올림픽 3회 연속 은메달을 목에 건 세계적인 강호다. 하지만 남자 농구대표팀은 올림픽에서 한 번도 메달을 따낸 적이 없다. 일본 여자 축구대표팀도 이번 올림픽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반면 남자 축구대표팀은 전혀 메달권 후보로 거론되지 않는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